‘마른 익사’ 남의 일 아니다

물놀이 후 심한 피로 등 증상 잘 살펴야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에 사는 조니 잭슨(10)이 수영장에 다녀온 뒤 갑자기 호흡이

멎는 ‘마른 익사’로 1시간만에 숨져 미국 학부모들이 가슴을 졸이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에서도 같은 사고가 날 수 있어 관심이 커지고 있다.

서울 아산병원 응급의학과 오범진 교수는 “우리나라에서는 전체 익사 사고 중에

마른 익사가 어느 정도인지 통계를 낸 적이 없기 때문에 미국과 비슷하다고 말하긴

어렵지만 마른 익사로 사망하는 경우가 충분히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MSNBC 방송 온라인 판 5일 보도에 따르면, 뉴욕대 랜곤메디컬센터 소아과

다니엘 라우흐 박사는 마른 익사와 관련해 부모들이 꼭 알아야 하지만 잘 몰라서

그냥 지나치는 위험 증상이 있다고 말했다.

세 가지 중요한 증상은 △호흡 불안정 △극도의 피로감 △행동의 변화다.

라우흐 박사는 “아이가 호흡을 정상적으로 못하고 심한 피로감을 느끼며 갑자기

불안정해지거나 신경질적으로 변한다면 의심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에 조니는 이 중 2가지 증상이 있었다. 수영장에서 사고가 있었고 집에 돌아왔을

때 매우 피곤해했다. 대부분의 부모처럼 조니의 부모는 이 증상이 아들의 폐에 물이

들어가 생긴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 결과 조니는 처음으로 수영장에 갔다가

다시는 수영장에 못 가게 됐다.

미국 질병통제센터(CDC)에 따르면 2005년 미국 전체 익사자의 10~15%가 마른 익사로

집계됐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마른 익사에 대해서 거의 모르는 것이 현실이다.

오범진 교수는 “물에 빠진 사람이 구조돼서 응급실에 오면 마른 익사의 가능성

때문에 별다른 증상이 없더라도 6~8시간 정도 관찰한다”면서 “혹시 물에 빠진 뒤

구조되면 시간을 가지고 증상을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마른 익사는 익사인 것은 분명한데 기도에서 물을 확인할 수 없는 경우이다. 물에

빠졌을 때 물이 폐로 들어가면 제 기능을 못하고 결국 혈액에 산소가 부족하게 돼

뇌, 심장 등이 멈춰 숨지게 된다. 마른 익사는 극소량의 물이 폐에 들어가거나 목의 경련 때문에

호흡작용이 방해되어 폐와 심장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게 되는 것.

물에 빠졌다가 구조된 후 사망했을 때, 부검시 폐에 물이 없는데 사망한 것도

마른 익사라고 한다.

    권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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