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지사지로 환자마음 헤아리죠”

‘친절 의사’ 한양대 류마티스병원 배상철 원장

“잠들기 전 하루 5~10분씩 기도를 합니다. 되도록 하루도 거르지 않도록 노력합니다.

반성이죠. 나 때문에 기분 상한 환자는 없었나, 혹시 대충대충 진료한 환자는 없었나.

물론 저도 사람인데, 모든 환자에게 친절하게 대하기란 쉬운 일은 아니죠. 화가 날

때 풀지 못하면 병이 생깁니다. 저는 가능한 화를 안 만들려고 노력합니다.”

한양대학교 의료원 류마티스 병원 배상철 병원장은 환자들에게 친절한 의사로 소문이

나 있다. 그 비결에 대해 묻자 그는 노력이라고 답했다.

그는 시간이 날 때마다 의사나 직원들에게 ‘환자의 입장에서 생각하라’고 교육한다.

환자의 입장을 헤아리면 환자가 무엇을 원하는지, 무엇이 필요한지 바로 보인다는

것이다.

인과응보와 역지사지. 이것이 아시아 유일의 류머티즘 전문 병원으로 26일

개원 10주년을 맞은 한양대 류마티스 병원이 의사와 환자 모두에게 류머티즘 전문

병원으로 인정받게 된 원동력일 것이다.

한양대 류마티스 병원은 류마티스내과, 관절재활의학과, 통증의학과, 골관절외과,

조기관절염과, 류마티스영상의학과 등의 6개 진료과가 있고, 14명의 교수진, 7명의

전임의가 근무하는 류머티즘 전문 병원이다.

‘입장바꿔 생각하라’가 모토

류머티즘은 세균 같은 외부의 이물질에 대해 몸을 방어하는 역할을 하는 면역체계가

알 수 없는 이유로 잘못 작동돼 자기 자신의 몸을 스스로 공격하게 되는 자가면역질환이다.

흔히 알려진 류머티스 관절염, 강직성 척추염, 루푸스 등이 모두 류머티즘의 종류이다.

보통 관절 부위의 만성 염증으로 나타나지만 근육, 폐, 피부, 혈관, 신경계, 눈 등에도

이상이 생길 수 있다. 류머티즘은 관절염 이외에도 발열, 피부 발진과 결절, 피로,

눈의 염증성 질환 등의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고, 치료하지 않으면 사망할 수도 있는

무서운 질병이다. 

배 병원장은 우리나라의 류머티즘 치료에 독보적인 존재다. 병원장이라는 직책을

가지고 있지만 아직도 하루에 120~140명의 환자를 직접 진료한다. 연구도 게을리하지

않는다. 2005년에는 세계적인 과학잡지 네이처의 자매지인 ‘네이처 제네틱스(Nature

Genetics)’에 한국과학기술원 강창원 교수와 함께 류머티즘 환자의 유전자 변이에

관한 논문을 게재했다.

“류머티즘 치료는 지금이 르네상스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람마다 류머티즘의

경로가 모두 달라요. 이런 면역 경로를 표적으로 삼아서 각 개인별로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치료 효과를 최대로 높이는 맞춤 치료가 가능한 수준에 도달했습니다. 다만, 병을

일으키는 요인을 연구하는 것만 남았다고 볼 수 있죠.”

류머티즘은 원인을 알 수 없기 때문에 정형외과, 내과 등에서 개별적으로 진료와

치료가 이뤄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류머티즘으로 이 병원 저 병원 옮겨 다닌 환자들은 다른 병원에서는 받아주려

하지 않죠. 그런 사람들 중에 스테로이드를 처방 받은 사람들이 많아요. 병의 정확한

원인을 모르기 때문에 근육이 아프다고 하면 스테로이드를 처방하는 것이죠. 그렇게

잘 모르는 상태에서 여기저기 옮겨 다니다가 오는 사람들은 증상이 아주 심합니다.

의료진의 사명을 다하려면 이런 환자들도 치료를 해야 합니다. 단기적인 성과에만

급급하기보다는 류머티즘을 정복하기 위한 열쇠를 하나하나 찾아 간다는 생각, 씨를

뿌린다는 생각을 가지고 멀리 내다볼 줄 알아야 해요.”

씨 뿌린다는 생각으로 ‘가지 않는 길’ 선택

배 병원장은 한양대 류마티스 병원의 10년을 위한 과제로 ‘선진화’를 주제로 설명을

이어갔다. 그는 류마티즘에 대한 사회 인식의 선진화, 환자에 대한 의료진 의식의

선진화를 바탕으로 양질의 진료뿐만 아니라 환자에게 마음에서 우러나는 친절을 베풀면

환자는 보살핌을 받는다는 느낌을 갖게 되고, 병원의 전반적인 이미지도 좋아진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되면 수익은 자연히 발생하는 것이다. 이것이 배 병원장이 생각하는

선진화다.

그는 미국 시인인 로버트 프로스트의 시 ‘가지 않는 길’ 중 아래의 시구를 소개했다.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다

나는 인적이 드문 길을 선택했다

그리고 그것은 모든 것을 변하게 했다

 

한국의 류머티즘 치료 수준을 높이기 위해서는 그러한 길을 가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믿는다.

“모든 병원이 암센터를 가질 순 없죠. 마찬가지로 모든 병원이 류머티스 병원을

가질 수도 없어요. 한양대학교 병원은 류머티스 병원에 역량을 쏟는 것입니다.”

그는 병원장으로 취임한 후 얻은 가장 큰 수확으로 협진 체제의 구축을 꼽는다.

환자를 중심으로 한 협진이다. 

“협진체제 갖춰 류머티즘 치료 온힘”

“병실 간호사, 외래 간호사, 행정 직원, 의사 모두 전력을 다하고 있고 커뮤니케이션도

원활하다고 자부합니다. 이것이 한양대 류머티스 병원의 눈에 보이지 않는 노하우이자

경쟁력이죠.”

배 병원장은 심장내과 레지던트를 마치고 군복무 중에 진로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을

하다 류머티스 내과로 전공을 바꿨다. 이전 병원장이었던 김성윤 박사도 심장내과에서

류머티스 내과로 바꾼 케이스. 배 병원장의 하버드의대 유학시절 은사이자 배 병원장이

멘토로 삼는 리엥(Matthew H. Liang) 교수 역시 심장내과에 지원했지만 행정 착오로 류머티스 내과에

지원한 것으로 변경돼 한 순간에 류머티즘이 전공이 됐다. 배 병원장은 우연 같은 이

모든 것이 인연이 아니었으면 이뤄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배 병원장은 한양대 의대를 졸업하고 한양대에서 석사,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지난

2005년 8월부터 한양대 류마티스 병원장을 맡아오고 있다.

강경훈 기자 kwkang@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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