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휴가는 예정일 2~3주 전에 시작하라

WHO·전문의가 권하는 ‘직장여성 임신 수칙’

“어, 장관 업무 파악하자마자 출산휴가 가는 것 아니야?”

최근 스페인에서 임신 7개월의 카르메 차콘(37)이 국방부 장관에 임명돼 군부대를

사열하는 사진이 보도되자 각국에선 이런 반응이 나왔다.

나름대로 자신의 분야에서 입지를 굳히고 있는 여성들에게 차콘의 경우는 남의

일 같지 않다. 출산휴가를 제대로 안 가면 자신과 아기의 건강에 해로울 것 같고,

그렇다고 휴가를 다 채우면 경쟁에 뒤처질까 두려워 아예 아기 갖기조차 포기하는

전문직 여성이 적지 않다.

포천중문의대 차병원 조정현 교수는 “직장여성에게 배우자와 자녀는 온갖 난관을

이겨내는 버팀목이 된다”면서 “임신과 출산휴가는 자신과 아기의 건강을 위한 최소한의

보호장치라고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런 취지에서 직장여성의 임신 수칙을 만들어 권고하고

있다. 국내 산부인과 전문의들의 도움말을 곁들여 커리어우먼을 위한 임신수칙과

출산휴가법을 소개한다.

 

소음·술·담배 등에 노출 피하라

임신을 했을 땐 가급적 빨리 회사에 알려 가능한 도움을 받도록 한다. 임신부는

소음·방사선을 비롯한 유해물질 등에 노출되지 않아야 한다. 태아의 신경계

손상, 성장장애, 기형 위험 때문이다. 요즘 정부 기관과 일부 기업에서는 ‘임신

보직변경’을 시행하고 있지만, 대다수 여성에게는 ‘그림의 떡’이다. 최소한 술과

담배 등의 유해환경에 노출되지 않게라도 신경써야 한다.

휴가 계획도 미리 짜놓도록 한다. WHO는 임신 34~36주째부터 휴가를 권하고 있는데,

출산 예정일 2~3주 전부터 휴가에 들어가는 것이 좋다는 뜻이다. 많은 직장여성이

산후에 조금이라도 더 쉬기 위해 출산 직전까지 직장에 나가곤 하는데, 이는 조산의

원인이 될 수 있다. 국내에선 근로기준법에 따른 법정 출산휴가가 90일(이 중 60일은

유급휴가)이다. 출산 예정일 2~3주 전부터 휴가를 시작하면 최적의 컨디션에서 아이를

출산하고 산후 10~11주에 일터에 복귀할 수 있다.

 

점심시간에 5분이라도 누워라

직장에서 입덧이 심하면 서랍에 비스킷·과일·껌 등을 준비해 달래도록

한다. 또 임신을 하면 화장실에 자주 가게 되는데 소변을 계속 참으면 방광염이 생길

수 있으므로 눈치를 보지 않는 것이 좋다.

가능하면 점심시간이나 휴식시간에 5분이라도 누워 있도록 한다. 누울 곳이 없으면

보조의자에 발을 올려놓고 쉰다. 긴장과 피로·스트레스가 풀리며 다리가 붓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또 같은 자세로 앉아 있으면 혈액순환에 지장이 생기므로 자세를

자주 바꾸고 몸과 팔을 쭉 펴는 스트레칭을 자주 한다.

냉방이 잘 된 사무실에서는 카디건을 입거나 숄이나 담요로 무릎을 덮어 보온하는

것도 잊어서는 안 된다.

 

산후에 억지로 땀 흘릴 필요 없다

한양대 구리병원 김승룡 교수는 “산후 1주일은 쉬는 것이 최선이지만 출산 다음날

일어나서 움직여야 색전증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색전증이란 다리나 골반

정맥의 피가 굳어 혈관을 막는 현상이다. 그러나 한국인은 서양인에 비해 색전증이

적으므로 무리하게 움직일 필요는 없다.

전통적 산후조리에 따르면 한여름에도 이불을 뒤집어쓰고 땀을 흘리고 목욕 등은

하지 말라고 하는데, 양방뿐 아니라 한방에서도 반론의 목소리가 크다. 산모가 억지로

땀을 흘리면 면역력이 떨어지고 부종이 심해지므로 얇은 이불을 덮어 적절하게 보온하는

것이 더 낫다. 또 산후 2주째부터는 샤워, 6주째부터는 탕 목욕도 하도록 한다. 다만

세균 감염을 피하기 위해 산후 보름까지는 지나친 외출을 삼가고 개인위생에 신경써야

한다.

 

빠른 회복 위해선 모유 수유가 최고

산후 4주쯤 병원 검사 결과에 이상이 없으면 형편에 따라 일을 시작해도 되지만

무리하지 않는 것이 좋다. 김 교수는 “아기를 돌보면서 책이나 자료를 통해 자기

충전을 하는 정도가 적당하다”고 말했다. 산후 7~8주까지는 아기 옆에서 유대감을

쌓으며 틈틈이 컴퓨터를 통해 일터 복귀를 준비하도록 한다.

산모의 빠른 회복과 아기의 건강을 위해서는 모유 수유가 지름길이다. WHO는 최소

4개월, 가능하면 6개월간 엄마 젖을 먹이도록 권한다. 직장에 다니면서도 낮에 틈틈이

젖을 짜내 냉장고에 보관했다 나중에 먹이는 방법으로 모유 수유를 계속하도록 한다.

 

※이 기사는 중앙 SUNDAY 4월 27일자에 게재됐던 것입니다.

이성주 기자 stein33@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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