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콘 스페인국방장관 출산휴가는?

전문직 여성들 출산휴가 딜레마

스페인 사파테로 총리의 두 번째 내각에서 새 국방부 장관으로 임명된 카르메

차콘이 세계인의 이목을 끌고 있다. 37세의 새 여성 장관이 제복이 아니라 세련된

임신복을 입고 사열하는 사진이 각국의 언론에 보도되자 지구촌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것이다.

상당수 여성들은 차콘의 거취를 자신의 처지와 비교하며 관심을 기울였다. 교집합에는

출산휴가가 있다. 스페인 언론에서는 차콘이 과연 출산휴가를 떠날지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 차콘은 현재 임신 7개월이며 스페인에서는 16주의 유급출산휴가가 법적으로

보장돼 있다. 하지만 국방부 장관이라는 막중한 임무를 맡고 있는 차콘이 과연 휴가를

다 챙길 수 있을까?

차콘은 지구촌에 두 가지 화두를 던져주었다.

첫째, 여성이 반드시 출산휴가를 가야 하는가 하는 점이다. 여성이 경쟁이 치열한

분야에서 자신의 능력을 꽃피우고 있는 시점에서 현장을 떠나는 것은 모험일 수밖에

없다. 많은 전문직 여성은 ‘내가 없더라도 조직이 굴러가면 복귀한 뒤 어떻게 내

자리를 다시 찾을까’하고 우려한다. 시시각각 변하는 현장에서 벗어난 데 따른 개인의

경쟁력 약화도 큰 걱정거리다.

한국에서도 전문직 여성 중에 이런 이유로 아예 아기를 갖지 않는 사람이 늘고

있다.

국내에서는 여성 전공의의 출산휴가 인정 여부를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지다가

지난해 병원협회 차원에서 전공의의 출산휴가를 인정하는 규정을 마련했지만, 현실에서는

병원이 아예 결혼한 여성 전공의를 받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한국에서는 여성단체가 출산휴가를 반대한다는 것을 엄두도 못 내지만, 미국에서는

페미니스트들이 특정 여성의 출산휴가를 반대하는 집단움직임을 벌이기도 했다. 2006년

ABC 뉴스를 진행하는 인기 앵커 엘리자베스 바가스가 둘째를 임신한 뒤 뉴스 데스크에서

사라지자 여성운동 단체들이 “방송국이 임신을 이유로 도중하차시켰다”며 들고

일어난 것. 그러나 바가스는 “뉴스데스크에서 물러난 것은 내 선택”이라며 “일을

사랑하지만 아기를 낳아 기르는 것과 함께 할 자신이 없었다”고 수습했다.

직장 복귀 후도 문제다. 미국 ‘육아(the Parenting)’지의 주필 수전 케인은

“직장인이 출산휴가 뒤 일터에 복귀하면 자신의 일감을 되찾기가 쉽지 않다”며

“많은 여성은 오후 5시가 되면 아기를 위해 퇴근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여성이 일과 육아의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면 일을 엄청나게 효율적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둘째, 스페인의 출산휴가가 16주로 알려지자 미국을 비롯한 각국에서 과연 출산휴가는

어느 정도가 적당한지를 놓고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다.

2007년 미국 하버드대와 캐나다 맥길대가 173개 국의 출산휴가 실태를 조사한

결과 미국으로서는 부끄럽게 미국, 스와질랜드, 파푸아뉴기니, 레소토, 라이베리아

등 5개 나라만이 유급 출산휴가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은 현재 연방법에 따라 12주 동안의 무급 출산휴가를 의무화하고 있으며 캘리포니아,

워싱턴, 뉴저지의 3개 주만이 유급휴가를 채택했다. 미국에서는 그나마 직장의 40%가

연방법에 규정된 무급휴가 규정도 지키지 않고 있다. 이 규정이 종업원 50인 이상의

직장에게만 해당하고, 1년 이상 근무한 근로자만 출산휴가를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고용보험에 가입한 여성 근로자에게 90일 유급 출산휴가가 의무화돼

있고, 올 3월부터 여성근로자가 휴가 전과 동일한 업무 또는 동등한 수준의 임금으로

복귀하는 것을 법으로 보장했다. 또 여성이 출산하면 남편은 3일 동안 무급 출산휴가를

가도록 의무화됐다.

이런 논란을 떠나 출산휴가는 의학적으로 임신부의 건강을 위한 안전보장 장치이다.

여성은 산후 5~6주가 지나야 신체가 임신 전과 비슷해지고 7~8주가 되면 간단한 운동도

할 수 있을 정도로 회복된다.

출산휴가 시기는 임산부가 출산준비에서부터 출산을 거쳐 완전히 몸을 회복하는

때, 아기가 목을 가누는 등 엄마가 바로 옆에 없어도 되는 때 등을 고려한 사회적

합의다.

현실적으로 출산휴가 뒤가 걱정인 전문직 여성은 출산 후 업무 복귀를 걱정하기보다는 출산휴가 기간에 철저한 ‘시(時) 테크’를 통해 육아와 함께 그동안 못했던

자기 충전의 기회를 갖는 것이 좋다. 또 산후 5~6주부터 재택근무를 통해 일터 복귀를

준비하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

한국 여성은 ‘살벌한 미국’에서 직장에 다니지 않는 것을 행복하게 여겨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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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진 기자 nice2088@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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