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뚱보아이, 엄마 하기 나름”

직장여성 자녀 비만율 2배

청소년의 과체중, 비만율이 급격하게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엄마가

일 나가는 집 아이는 뚱보가 될 확률이 전업주부 자녀보다 2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독성과학원 위해관리기술연구과 황진희 박사팀은 질병관리본부로부터 제공받은

2005년 제3기 국민건강영양조사 내용을 분석하고, 지난해 11월 5~12일 초,중,고생

1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를 16일 서울 은평구 한국여성정책연구원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어린이 생활환경과 어린이 건강 국제 워크숍’에서 발표했다.

황진희 박사는 이날 ‘어린이 기호식품 섭취와 체질량지수의 관련성 연구’란

주제로 발표하는 가운데 부모 중 한 사람이라도 비만이면 자녀의 비만율이 2.2배

높아졌다고 밝혔다. 아침 식사를 거르는 자녀는 아침을 챙겨먹는 자녀보다 비만율이

1.4배 높았고, TV시청과 컴퓨터 이용시간이 길수록 자녀의 비만율이 최대 4.71배

증가했다.

연구진은 설문조사를 통해 연령별, 어머니의 직장유무, 부모의 교육수준, 인터넷과

방송매체의 영향 등이 청소년의 비만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했다. 설문조사 대상자는

서울과 수도권의 초,중,고교 각 5개교에서 한 학교당 학생 100여 명을 무작위로 표본

추출했다. 연구진은 제3기 국민건강영양조사 보고서를 통해 19세 이하 초,중,고생의

식품섭취량변화, 칼로리 섭취량 변화를 분석했다.

그 결과, 청소년 비만의 주원인으로 외식, 패스트푸드 중심의 식생활 확산이 꼽혔다.

저출산, 핵가족화, 여성 사회진출 확대 등으로 가계 외식비가 크게 늘어나면서

청소년의 외식 비율도 증가하고 있다는 것. 2005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매일

한번 이상 외식하는 초등학생 비율이 2001년 42%에서 2005년 85%로 껑충 뛰었다.

2006년 한국소비자보호원 조사에서는 청소년 44%가 햄버거, 라면 등 식사대용 패스트푸드,

가공식품을 주 3회 이상 섭취한 것으로 집계됐다.

그 외에도 △어머니의 직장유무 △부모의 비만여부 △아침 결식 여부 △TV시청과

컴퓨터 이용시간 등이 청소년 비만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5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18세 이하 청소년의 비만율이 최근

7년 사이 1.5배 증가했다. 비만은 고혈압, 당뇨병 등 성인병에 걸릴 위험을 높이고,

소아 비만의 40%, 청소년 비만의 70%가 성인 비만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2005년 발행된 한국영양학회지에서는 과체중과 비만에 따른 사회경제적 비용이

직접의료비 약 6212억 원, 소득상실 등 간접비를 포함하면 약 1조4천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외식-패스트푸드 등이 청소년 비만 주범

직장을 가진 주부의 자녀는 전업주부 자녀보다 비만율이 2.1배 높았다는 연구

결과와 관련, 인제대 의대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강재헌 교수는 “맞벌이 부부의

자녀는 혼자서 간식과 식사를 해결하기 때문에 대체로 자기가 좋아하는 고열량 음식

섭취가 잦다”면서 “직장인 엄마는 늘 피곤하고 지쳐 있어서 집에 있을 때에도 외식이나

배달음식, 반가공된 식품을 자녀에게 먹이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강재헌 교수는 “20~30년 전만 해도 한국인 비만은 크게 문제되지 않았다”면서

“어른아이 할 것 없이 비만이 증가하는 데는 환경적인 요인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비만을 예방, 극복하려는 개인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이에는 한계가 있다”며

“건강한 사회 분위기, 바른 먹을거리 제공 등의 기본적인 환경이 조성돼야 사회

구성원의 비만율을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국가의 각 부처에서 비만관리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전제, “교육과학기술부의

‘소아비만 예방 및 관리 프로그램’, 식품의약품안전청의 ‘어린이 먹을거리 사업’,

보건복지가족부의 ‘비만아동건강관리서비스’, 각 시별 ‘건강도시프로젝트’ 등이

서로 맞물려 성과를 거두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조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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