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남성 전립샘암 악성도 높아

‘나쁜 분화도’ 한국 20% 미국 8%, 진행속도 빨라

한국 남성의 전립샘암이 미국 등 서양 남성의 전립샘암에 비해 악성도가 더 강한

것으로 국내 대학병원의 역학조사 결과 밝혀졌다.

울산대 의대 서울아산병원 비뇨기과 안한종 교수팀은 1990~2007년 서울아산병원에서

전립샘암 수술을 받았던 1156명의 수술기록을 분석한 결과, 한국 남성의 세포 분화도가

서양인의 암세포 분화도보다 악성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립샘암은 암세포의 분화도에 따라 암의 독성이 강한 것과 약한 것으로 분류한다.

독성이 강한 암일수록 완치가 어렵고 재발 위험이 있다.

교수팀은 연구 대상자의 암세포 분화도 수치에 따라 2~6점은 좋은 분화도, 7점은

보통 분화도, 8~10점은 나쁜 분화도로 분류했다.

그 결과, 연구 대상자의 20.3%가 나쁜 분화도에 속했다. 나쁜 분화도일 경우 악성도가

높은 암으로 분류된다.

외국에서 발표된 역학조사를 살펴보면 미국 존스홉킨스대의 전립샘암 환자의 나쁜

분화도는 7.8%이고, 미국 하버드대의 경우 8%이다.

안한종 교수는 “이번 역학조사 결과, 서양 남성에 비해 한국인의 전립샘암 분화도가

나쁘다는 사실이 확연하게 드러났다”며 “이런 이유로 한국 남성의 전립샘암 생존율이

서양 남성들보다 낮고 암의 진행 상태가 빠른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번 발표와 관련, 아시아 태평양 성의학회 박남철 사무총장(부산대 의대 비뇨기과

교수)은 “종전에는 우리나라 전체 전립샘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전립샘암 분화도에

대한 역학조사가 발표된 적은 없었다”며 “이번 발표를 계기로 전립샘특이항원검사(PSA.Prostate

Specific Antigen)를 받는 등 전립샘암을 조기진단 하기 위한 남성들의 관심이 높아지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안한종 교수는 “악성도가 강한 전립샘암으로부터 생명을 위협 받지 않기 위해서는

조기 발견이 곧 완치라는 인식을 갖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구진은 우리나라 남성의 나쁜 분화도 암세포 비율이 과거에 비해 점차 낮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박남철 사무총장은 “서양에서는 남성 암 중에서 전립샘암 발병률이 가장 높기

때문에 조기진단을 받는 것이 매우 익숙하다”면서 “우리나라 남성들은 병이 한참

진행된 상태로 내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치료가 어렵고 악성인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전립샘암은 청, 장년기에는 드물게 발생하지만 50세 이후부터는 발생 빈도가 증가한다.

최근 노령인구 증가, 식생활 등 생활방식의 서구화, 점점 심해지는 환경오염 등으로

우리나라 남성의 전립샘암 발생 빈도는 급격한 상승세를 보여 증가율로는 단연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조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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