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자극으로 기억력 향상”

뇌심부자극술, 인지장애 치료에 도움

◆뇌심부자극(DBS)기는 빗장뼈(쇄골) 밑에 건전지를 삽입(오른쪽)하고 뇌 속 특정 부위에 전기자극기를 이식한 후 전류를 흘려보내 뇌를 자극한다.

전기자극으로 뇌를 자극하면 기억력이 향상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캐나다 토론토서부병원의 안드레스 로자노 박사팀은 뇌 속에 전기 자극을 주는

뇌심부자극술을 이용해 기억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신경학회지(Annals of Neurology)》

1월호에 발표했다.

뇌심부자극술(DBS·deep brain stimulation)은 뇌 속에 미세 전극을 심고 전기선을

연결해 지속적으로 뇌를 자극하는 방법이다. 가슴에 달린 배터리를 조작해 자극의

정도를 조절할 수 있다.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 등의 질환 치료법으로 사용되며

극심한 두통이나 우울증 완화에도 도움이 된다. 뇌 부위를 영구적으로 파괴하지 않고

부작용이 나타나도 전극을 제거하면 원상복귀가 된다는 장점을 갖고 있지만 기계

값이 비싸다는 단점이 있다.

연구팀은 2003년 50대 남성 한 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참가자는 고도 비만으로 그에 따른 2형 당뇨병을 앓고 있었으며 수면장애도

겪고 있었다. 뇌심부자극술로 시상하부를 자극하면 식욕도 절제할 수 있기 때문에

비만 환자에게 뇌심부자극기를 설치했다.

연구팀은 두 달 동안 뇌심부자극술을 실시하면서 참가자의 기억력을 점검했다.

참가 남성은 20대 시절 공원에서 여자친구와 거닐던 장면 등을 구체적으로 기억해냈다.

전기자극이 강해질수록 기억도 더 또렷해졌다.

실험을 시작한지 3주 후 기억력 테스트를 한 결과 기억력이 향상된 모습을 보였다.

두 번 시행된 기억력 테스트는 관계 없는 두 사물을 짝지어 보여주고 그 모습을 기억해내는

것이었다. 전기 자극을 주지 않을 때는 줄 때보다 기억력이 조금 줄어들었다.

로자노 박사는 “전기 자극이 기억을 관장하는 대뇌의 측두엽과 해마 활동을 자극해

기억력이 좋아진다”며 “이 기술이 기억장애를 앓고 있는 환자에게 도움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신경외과 장진우 교수는 “뇌심부자극술은 국내에서도 만성

신경통증, 간질, 강박장애 등의 치료에 활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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