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O는 소비자 선택사항

논란 계속되지만 식품이 주는 이점 따져봐야

미국 식품의약국(FDA·Food and Drug Administration)은 지난 16일, 유럽연합(EU)

식품안전청(EFSA·European Food Safety Authority)은 지난 12일 복제된 소, 돼지,

염소 등에서 나온 고기와 유제품도 안전하다는 입장을 연이어 내놓았다.

세종대 식품공학과 경규향 교수는 “복제 축산물과 유전자변형식품(GMO)은 엄격한

의미에서는 구별되는 것이지만 미국과 EU의 이번 발표는 GMO의 안전성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한다”며 “두 기관의 이번 발표는 한동안 계속돼 온 GMO 안전성

논란에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GMO는 안전한 것일까. 무조건 먹지 않는 것이 최선일까.

■유통현황

유전자변형식품(GMO·Genetically Modified Organism)은 유전자변형(재조합)기술에

의해 만들어진 생물체로서 식물, 동물 또는 미생물의 유전자를 인공적으로 분리하거나

결합시켜 품질이 좋고 질병에 강해 생산성이 향상되도록 만든 농축수산물을 말한다.

현재 식용으로 이용하는 GMO는 농작물과 이를 가공한 식품들이다.  

GMO는 1994년 미국 생명공학회사 칼젠(Calgene)이 무르지 않는 토마토(상품명:

Flavr Savr)를 개발하며 본격적으로 생산됐다. 대표적인 GMO 농작물은 콩, 옥수수,

면화, 유채 등이다.

‘농업생명공학 응용을 위한 국제서비스(ISAAA)’에 따르면 2006년 기준 GMO 농작물은

세계 20여개국에서 181개 작물이 개발됐다. 이중 콩 등 21개 농작물, 107개 품목이

51개국에서 상품화 됐다.

세계에서 가장 많이 생산되는 GMO 작물은 콩인데 2006년 기준 세계 각 지역에서

재배되는 면적은 5860만ha(10000m²)고 GMO 농작물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약 57%다.

이어 옥수수(25%), 면화(13%), 유채(5%) 순으로 재배되고 있다.

2007년 기준 한국에서 유통을 허가받은 GMO 농작물은 콩, 옥수수, 사탕무, 면화,

유체, 알팔파, 감자 등 7개 작물 52품목이다.

한국에서는 GMO 농작물 중 콩이 가장 많이 이용되고 있다. 식약청 자료에 따르면

2006년 기준 국내 콩 수입량의 78%가 GMO 콩이다. GMO 콩은 대부분 미국과 브라질에서

수입되며 99% 이상이 식용유와 간장을 만들거나 사료로 이용되고 있다.

국내 GMO 옥수수 수입량은 전체 수입량의 1%를 차지한다. GMO 농작물을 이용한

가공식품 수입량은 전체 가공식품 수입량의 4%를 차지하고 있다.

[2006/2007 가공식품 GMO 사용여부 : 환경운동연합 조사]

■Non-GMO에도 GMO 섞여

유전자를 변형하지 않은 식품, 즉 Non-GMO에서는 GMO가 하나도 검출되지 않을까.

농작물은 자연에서 재배하기 때문에 아무리 관리를 잘 한다 하더라도 재배, 수확

및 유통 과정에서 우발적인 요인에 의해 GMO가 불가피하게 섞일 수 있다.

세계 각국은 Non-GMO에 자연적으로 GMO가 섞일 가능성을 고려해 GMO가 일정량

나오더라도 Non-GMO로 인정하고 있다. 각국이 허용하는 Non-GMO의 비의도적 GMO 혼입치는

한국 3%. 일본 5%, EU 0.9%다. 미국은 GMO 농작물은 이미 재배 허가가 난 것이므로

Non-GMO에 이것이 얼마가 섞이든 규제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해 아예 이런 기준이

없다.

■안전성 논란

GMO의 안전성에 대한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

농작물에 특정 유전자를 추가해 생산성을 높인 GMO는 식량난을 해소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환경단체를 중심으로 한 GMO 반대측은 GMO를 장기간 섭취하면 알레르기반응을

일으키고, GMO의 변형된 유전자가 사람과 동물에게 전이 되는 등 인간에 무해하다는

점이 분명하게 검증되지 않았으며 GMO 품종으로 생태계가 교란되는 환경재앙이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환경운동연합 생명안전본부 최준호 부장은 “GMO 개발자들은 이익을 위해 GMO가

안전하다고만 말한다”며 “GMO를 허가하는 정부도 일방적으로 GMO가 안전하다는

정보만 제공하면서 스스로의 신뢰를 떨어뜨리고 있는데 GMO의 장점과 위험성 정보를

등등하게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달리 GMO 개발업체와 각국 GMO 허가당국은 현대 과학으론 GMO가 인체에 유해하다는

근거가 나오지 않았다고 말한다.

서울대 농생명과학부 최양도 교수는 “GMO에 대해 환경단체에서 우려하는 내용이

이론적으로는 불가능하지 않지만 과학적으로는 무시해도 될 만한 수준에 그친다”며

“혹시 모를 부작용을 염려해 철저하게 안전성 심사를 거친 것들만 사용을 허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1년 간 안전성 심사

GMO가 우리 식탁에 올라오기 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GMO 개발업체에서 콩, 옥수수 등의 특정 품종을 개발하고 안전성을 확인하는데

길게는 10년의 시간이 걸린다. 이렇게 개발된 GMO가 모두 식탁에 오르는 자격을 얻는

것은 아니다. GMO 농작물이 먹거리로 유통되기 위해선 약 1년에 걸친 안전성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국내에선 식품의약품안전청이 1999년부터 GMO의 안전성을 심사하고 있다. 식약청에서는

대학, 연구소, 연구직 공무원 등 20여명으로 구성된 ‘유전자재조합식품안전성평가자료심사위원회’를

구성해 GMO의 안전성을 심사하고 있다. 이 위원회에서 안전성이 확인된 GMO만이 식용

및 기타 용도로 허용된다.

■소비자 선택사항

GMO 농작물과 이것을 이용해 만든 식품은 정보가 공개돼 소비자는 GMO가 포함된

제품을 사든지, 값이 비싸더라도 전혀 GMO가 들어있지 않은 제품을 사든지 선택할

수 있다.

한국에서는 2001년부터 실시된 GMO표시제에 따라 GMO 농작물이거나 이를 이용한

가공식품은 GMO를 이용했다는 문구를 제품 판매대나 포장에 넣어 소비자들에게 알리고

있다.

그러나 GMO 원료를 가공한 후 최종제품에 유전자재조합 DNA나 외래단백질이 남아있지

않게 되는 간장, 식용유, 전분당류 등은 표시대상이 아니다. 이런 이유때문인지 GMO

콩은 대부분 식용유와 간장 원료로 쓰인다.

GMO표시제를 실시하고 있는 나라는 EU 25개국(1997년 도입), 일본, 브라질, 호주,

뉴질랜드, 말레이시아, 대만(이상 2001년), 중국(2003년) 등이다.

GMO 사용에 가장 개방적인 미국은 안전성이 확인돼 이미 시장에 출시된 GMO는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고 보기 때문에 아예 표시제가 없다.

식약청 신소재식품팀 김 솔 사무관은 “GMO는 과학적으로 안전성이 입증된 것만

승인을 한다”며 “GMO표시제를 시행하는 것은 GMO 농작물이나 식품이 유해식품이어서가

아니라 소비자들에게 GMO 식품에 대한 선택권과 알권리를 보장해 주기 위해서다”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환경운동 연합이 2006년과 2007년 국내에서 생산판매되고 있는 식용유,

옥수수유, 간장, 된장, 고추장, 쌈장, 두부, 두유 등 9개 품목 140여개 가공식품을

조사한 결과 식용유와 간장 품목만 GMO를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7년 기준

나머지 7개 품목들은 GMO를 사용하지 않았으며 쌈장 1개, 두유 한 회사 7개 제품만

GMO 사용여부를 확인하지 못했다.

■GMO도 식품, 이점 따져봐야

과연 GMO는 먹지 않는 것이 상책일까.

세계에서 생산되는 GMO 농작물의 약 60%를 차지하는 콩을 보자. 콩은 세계가 인정하고

있는 건강식품 중 하나다. 콩에는 식물성 에스트로겐이 함유돼 있어 체내 에스트로겐이

부족한 폐경기 여성의 골다공증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콩 속의 제니스틴은 암을 비롯한 각종 성인병 예방에 우수한 효능이 있는 것으로

익히 알려져 있다. 제스틴은 유방암 예방 효과도 커 1주일에 3번 두부를 먹으면 좋다.

일본에서는 콩이나 두부를 자주 먹으면 직장암에 걸릴 위험이 약 80%, 결장암

위험이 약 40% 감소한다는 연구결과가 보고되기도 했다. 콩 속의 식이섬유는 위와

장에서 포도당의 흡수 속도를 낮춰 천천히 흡수되게 하는 역할을 해 당뇨병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콩은 혈액순환을 돕고 고혈압, 심장질환 위험을

낮추는데 좋다.

경규항 교수는 “현대 과학으로 안전성 심사를 통과한 GMO에서는 유해성이 확인되지

않았다”며 “향후 세계인구의 40%를 차지하는 중국과 인도에서 주요 농작물의 수요가

늘어나겠지만 이에 맞춰 기존 농작물의 생산량이 증가할 수 없기 때문에 GMO 작물이

더 많이 유통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그는 “GMO에 대한 거부감과 공포감 때문에 우리가 음식에서 얻는 이점을 포기하는

것은 생각해 볼 문제”라고 강조했다.

식약청 신소재식품팀 구용의 연구관은 “업체가 GMO를 개발하고 안전성 자료를

만드는데 상당한 기간이 걸린다”며 “최종 안전성 심사에서 승인된 GMO는 안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황운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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