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 요구 감독 못 따라와

의료기관 해외진출, 직접적인 세제·자금혜택 불가…"스스로 해결책 모색"

‘해외 진출 활성화’ 바람이 한 풀 꺾이고 있다. 이미 해외 진출에 성공한 의료기관들

사이에서 대두되고 있는 분석이다. 보다 정확히 표현하면, “너도 나도 해외 진출하겠다는

시기는 지났다”는 의미다. 이제 해외 진출에 분명한 뜻과 전략을 가진 ‘알짜배기’들의

제2라운드가 시작될 시점이라는 얘기. 의료기관들이 ‘제2라운드’를 이야기하지만

국가 차원의 해외 진출 관련 정책은 여전히 ‘초급’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도

심심지 않게 등장한다. 눈에 띄는 구체적인 성과가 전무하고 그 외 법적 규제나 자금

지원 등에 있어서는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게 비판의 요지다.[편집자주]

[上]선수 요구사항을 감독이 못 따라와

[下]"기다릴 시간이 없다" 해외 진출 활성화 위한 적극적 지원 필요

2006년 2월과 3월, 신촌세브란스병원과 삼성서울병원은 중국 진출을 공식 선언했다.

대형병원에서 본격적인 해외 진출을 선언한 것은 세브란스와 삼성이 사실상 처음이다.

보다 적극적으로 ‘글로벌 시대’의 포문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에 병원계는

물론 정부 차원에서도 이들의 진출 사례에 이목을 집중했다.

그러나 같은 해, 개원가에서는 이와 사뭇 다른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었다. 심심지

않게 ‘해외 진출 위기’나 ‘실패’라는 단어가 전해졌고 “해외 진출이 생각만큼

쉽지 않다”며 ‘몸을 사리는’ 경향이 짙어졌다. 이미 3~4년 전 해외 진출을 시도했던

네트워크병의원을 포함, 의원급 의료기관들의 얘기였다.

현재 이들 의료기관 사이에서는 해외 진출이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침체기’라는데 대부분 의견을 같이 한다.

50여 개의 대규모 네트워크를 구축, 해외 진출에 있어서도 가장 적극적인 자세를

보였던 예네트워크 해외진출 사업팀 박현환 과장은 “침체기라는데 일정 부분 인정

한다”며 “초창기에 비해 경쟁적인 분위기가 많이 사그러든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초기 분위기보다 약해진 것은 사실”

한의계의 대표적인 네트워크 병의원인 함소아 한의원 관계자도 “특히, 중국 등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국내 의료기관들이 적극적으로 진출 의사를 타진했던 초기

상황과 지금 분위기는 다르다”며 “당시에는 네트워크 외에도 개인적으로 해외에

의원을 개설하는 경우도 많았는데 지금은 그런 사례는 좀처럼 볼 수 없다”고 전했다.

해외 진출, 특히 중국을 ‘성장 가능성이 무한한 기회의 땅’으로 여기고 ‘너도

나도’ 해외 진출에 나섰던 2000년 초반의 분위기와는 사뭇 다르다는 얘기다. 이런

점에서 현재 해외 진출이 ‘침체기를 맞고 있다’는 진단이 가능한데, 관계자들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든 것’이라고 정리한다.

새로운 국면이란 ‘거품이 빠진 상황’을 의미한다. 박현환 과장은 “새로운 상품이

시장에 나왔을 때, 얼리어댑터(신제품을 빨리 구매하는 사람들)들이 상품을 구매하고

이를 평가한다. 어느 정도 그 시기가 지나면 그 제품이 대중적으로 인정을 받기 위한

기로에 놓이게 된다. 지금 의료기관들의 해외 진출이 바로 이러한 상황”이라고 비유했다.

당시 중국 등으로의 해외 진출은 열악한 국내 의료 환경을 타개할 대안 중 하나로

대두된 측면이 강하다. 치열한 경쟁 구도 속에서 ‘과거에 비해 개원가 상황이 너무

좋지 않다’는 힘겨운 목소리가 여기 저기 터져 나왔고 이 답답한 상황을 벗어나

어느 정도 경쟁적인 우위를 갖고 해외에서 개원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었다.

특히, 중국은 시장경제체제로의 변화 물결 속에서 어느 곳보다 매력적인 시장으로

여겨졌다. 이렇게 전개되던 해외 진출 ‘붐(boom)’을 얼리어댑터들이 활약하는 시점이었다고

한다면, 지금은 ‘대중화를 위한 새로운 선택의 시기’라는 것이다.

‘너도 나도 해외 진출‘이 아닌, 조직력과 전략 갖춘 의료기관 위주로 재편성

박 과장은 “현재 중국에 진출해 있는 의료기관 사이에서는 ‘해외 진출이 만만하지

않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며 “어느 정도 자금을 갖고 진출해도 몇 년째 흑자를

내지 못하고 있는 등의 사례가 보고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걸러지는 시기라고 생각한다”며 “정말 해외 진출에 뜻이 있고 자금과

조직력으 갖춘 준비된 의료기관 위주로 재편성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함소아 한의원 관계자도 “단순히 의지와 기대만을 갖고 해외에 진출, 성공할

수 있는 상황은 지났다”며 “전략을 갖고 끊임없이 노력하는 의료기관들을 중심으로

새로운 경쟁 체제가 형성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의 ‘소강 국면’을 해소할 전략을 갖은 ‘핵심 멤버’들을 주축으로 해외

진출의 성공 여부가 결정될 것이란 말이다. ‘제2라운드’가 이미 시작됐다는 의미.

그렇다면, 현 상황에 대한 정부의 판단은 어떨까? 지금의 상황을 해소할 어떤

정책 개선 계획을 추진하고 있을까? 이는 해외 진출에 적극적인 의지를 보인 의료기관들의

전략과도 연관돼있다. 이들은 “만만한 시장이 아니기 때문에 (해외 진출) 성공을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지원이 보다 절실한 때”라며 “정부 차원의 지원이 뒷받침

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위 내용은 데일리메디 오프라인 4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이근주기자 (gjlee@dailymedi.com)

기사등록 : 2007-12-27 11:00

출처:

데일리메디( www.dailymedi.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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