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수화물 중독, 여성 노린다

女 비만환자 85% 차지…당뇨·우울증 동반

군것질을 입에 달고 사는 여대생 정 모씨(25.경기도 안양시)는 키 168cm에 몸무게가

92kg이다. 정 씨는 체질량지수(BMI) 33의 고도 비만으로 월경을 건너뛰는 일이 잦고

면역력도 떨어져 계절이 바뀔 때마다 감기에 걸리고 10m만 걸어도 숨이 찬다. 정 씨는 불규칙한 생리

때문에 최근 산부인과에서 호르몬 치료를 받고 있다.

정 씨는 “채소나 과일은 싫고 고기도 즐기지 않는다”며 “빵, 과자, 초콜릿,

아이스크림에만 손이 가지 밥은 잘 먹지 않는다. 먹는 습관이 잘못된 것은 아는데

고치기 힘들다”고 하소연했다.

키 169cm인 커리우먼 김 모씨(36)는 밀가루 음식을 좋아해 하루 세 끼 모두 빵,

라면, 파스타 같은 음식으로 때우곤 한다. 출산 후 감자칩, 쿠키 등 간식도

많이 먹었다. 김 씨는 2년 전 몸무게 72kg의 과체중에 공복시 혈당 수치가 123mg/dl로

당뇨 위험까지 있다는 진단을 받고 살을 빼기 시작했다. 공복시 혈당 수치는 120mg/dl

이하가 정상이다.

김 씨는 “힘들었지만 밥보다 즐겨 먹던 군것질을 끊고서 몸무게가 15kg이나 줄고

혈당도 109mg/dl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탄수화물에 중독된 여성이 늘고 있다. 많은 여성이 균형 있는 식단보다 쌀, 밀,

보리 등 정제된 곡류와 초콜릿 등 당분이 많이 함유된 음식만을 먹어 탄수화물 중독에

빠져 있지만 대부분 ‘여자니까 당연하다’고 여기며 대수롭지 않게 넘어간다.

그러나 탄수화물에 중독되면 비만은 물론이고 당뇨병, 우울증 등 건강 문제가

발생한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 혈당 낮아져 계속 당분 섭취

탄수화물 중독이란 일일 탄수화물 적정 섭취량인 300~400g보다 탄수화물을 많이

섭취하는 것을 말한다. 흰쌀밥 3~4공기에 함유된 탄수화물 양이 300~400g이다.

탄수화물에 중독되면 빵, 과자, 케이크, 사탕, 초콜릿 등 당분이 많이 함유된

음식의 섭취 욕구를 억제하지 못하는데 탄수화물은 소화가 빨라 바로 포도당으로

전환되기 때문이다.

또 혈중 포도당 수치가 높아지면 인슐린이 분비되고 그러면 다시 혈당이 낮아져

몸이 당분을 요구하게 된다. 이런 생리 현상이 반복되면서 많은 양의 탄수화물을

계속 섭취하는 악순환이 반복, 탄수화물 음식의 유혹을 쉽게 뿌리칠 수 없게 된다.

■ 스트레스 많은 여성 대부분

탄수화물 중독은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이 스트레스를 음식으로 풀려는 여성에게서

주로 발생한다.

규림한의원에서 체지방률 25% 이상 남녀 비만환자 300명을 조사한 결과 남성은

38%가 탄수화물 중독인 반면 여성은 2배가 넘는 85%이었다.

가톨릭대 강남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김경수 교수는 “남성 비만이 육식 위주의

식사로 생긴다면 여성 비만 대부분은 탄수화물 과다 섭취 때문”이라며 “여성은

감정적으로 예민해 스트레스를 쉽게 받는데 이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단 음식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아 탄수화물 중독에 걸리기 쉽다”고 설명했다.

단 음식을 먹으면 기분을 좋게 하는 ‘세로토닌’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돼 스트레스가

해소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면역력 약해지고 당뇨 불러

밥 먹기가 귀찮고 스트레스를 푼다는 이유로 탄수화물이 많은 음식만 찾다간 건강에

빨간 불이 켜질 수 있다.

이화여대 목동병원 비만클리닉 심경원 교수는 “탄수화물 섭취로 분비되는 세로토닌이

일시적으로 기분을 좋게 해줄 수는 있지만 결국 내성이 생겨 단 음식을 먹지 않으면

더 기분이 가라앉는 우울병 ‘슈거 블루스(sugar blues)’ 증상이 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탄수화물 중독은 당뇨 위험도 크게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밴더빌트대 연구팀은 중국 여성 6만4000여명을 조사한 결과 탄수화물을 많이

섭취하는 여성은 적게 섭취하는 여성보다 당뇨병에 걸릴 위험이 78%나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미국《내과학기록(Archives of Internal Medicine)》에 최근 발표했다.

이와 관련 강남성모병원 내분비내과 차봉연 교수는 “탄수화물에 편중된 한국인의

식단이 당뇨병을 일으키는 하나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탄수화물을 과다 섭취하면 면역력도 떨어진다. 백혈구는 혈액과 조직에서 이물질을

잡아먹거나 항체를 형성해 감염으로부터 신체를 보호한다. 그러나 백혈구는 많은

양의 당분 앞에서는 맥을 못 추기 때문에 신체 면역력이 약해진다.

또 당분이 몸에 너무 많이 쌓이면 중성지방으로 변해 동맥경화, 당뇨, 지방간을

부를 수 있다.

■ 혈당지수 60이하 음식 먹어야

탄수화물에 중독된 사람이 탄수화물을 갑자기 끊으면 금단 현상이 나타나 단 음식을

더 찾게 되고 악순환이 되풀이된다.

탄수화물 중독에서 빠져나오기 위해선 식단을 한 번에 바꾸는 것보다 서서히 먹는

음식의 종류와 양을 조절하는 게 바람직한데 우선 혈당지수(GI)가 60보다 낮은 음식을

섭취하는 게 좋다.

인제대 서울백병원 비만클리닉 강재헌 교수는 “혈당지수는 음식에 포함된 탄수화물이

혈당 수치를 올리는 정도를 말한다”며 “포도당 100g을 섭취했을 때 혈당지수를

100으로 보고 다른 음식 100g의 혈당 지수를 측정하는데 초콜릿은 90, 감자튀김은

85, 아이스크림은 65 정도”라고 설명했다.

섬유질이 많은 음식을 많이 먹는 것도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는데 도움이 된다.

섬유질은 혈당을 조절해서 식욕을 줄이고 탄수화물이 혈당으로 바뀌는 것을 느리게

해 탄수화물 과잉 섭취를 막아준다.

섬유질이 많은 음식은 과일, 채소, 해조류인데 과일은 딱딱하고 신맛이 나는 사과·키위·토마토,

채소는 버섯·고구마, 해조류는 미역·김·다시마 등이 좋다.

 

[탄수화물 중독 자가 테스트]

1.  식사 후 얼마 되지 않아 금방 허기가 진다.

2.  단맛이 도는 디저트(쿠키, 케이크, 초콜릿 등)를 즐긴다.

3.  원두커피보다는 설탕을 넣은 커피를 즐긴다.

4.  스트레스를 받으면 식욕이 당긴다.

5.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간식을 먹으면 기분이 안정된다.

6.  무언가 먹지 않으면 불안한 느낌이 들어 일이나 공부에 집중하기 힘들다.

7.  습관적으로 빵이나 과자를 찾게 된다.

8.  아침을 거른 날보다 아침을 먹은 날 점심시간이 되기 전에 더욱 배가

고프다.

9.  패스트푸드나 인스턴트식품을 즐겨 먹는다.

10.  식사 후 졸리고 나른한 경우가 종종 있다.

11.  빵이나 과자, 케이크를 먹기 시작하면 양을 조절하지 못하고 끊임없이

먹게 된다.

12.  많이 먹어도 배가 부른 느낌이 쉽게 들지 않는다.

13.  배가 불러도 입에서 음식이 당겨 음식을 제한하지 못한다.

14.  부모님이 혈압, 당뇨, 심장병, 고지혈증 등의 순환기 질환을 앓고 있다.

15.  잡곡밥보다는 흰쌀밥을 선호한다.

16.  밀가루음식(국수, 스파게티, 흰 식빵, 케이크 등)을 좋아하며 일주일에

3회 이상 주식으로 밀가루를 찾는다.

17.  맛있는 음식을 먹는 상상을 하거나 보기만 해도 먹고 싶은 욕구가 강하게

든다.

18.  평소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지 않고 생활 운동량도 많지 않다.

19.  살을 빼도 다시 쉽게 찐다.

20.  부모형제 중에 비만인 사람이 있다.

*체크항목 6개 이하 : 정상     *7~13개 : 탄수화물 중독의 위험     *14개 이상 : 탄수화물 중독

 

 

[식품별 혈당지수]

두류/해조류 설탕/과자/음료 곡류/빵/명 과일

팥 45

완두콩 45

유부 43

두부 42

비지 35

콩 30

아몬드 25

두유 23

땅콩 20

톳 19

다시마 17

파래 16

미역 16

김 15

우뭇가사리11

백설탕 109

초콜릿 90

벌꿀 88

도넛 86

캐러멜 86

감자튀김 85

쿠키 77

크래커 70

카스텔라 69

포테이토칩 60

푸딩 52

코코아 47

젤리 46

천연과즙주스 42

카페오레 39

바게트빵 93

식빵 91

우동 85

롤빵 83

팥밥 77

콘푸레이크 75

라면 73

마카로니 71

크로와상 70

파스타 65

흰죽 57

호밀빵 55

메밀국수 54

자장면 50

통밀빵 50

파인애플 65

바나나 55

멜론 41

복숭아 41

감 37

체리 37

사과 36

키위 35

레몬 34

귤 33

배 32

오렌지 31

자몽 31

살구 29

딸기 29

육류/어패류 야채류 우유/유제품/알 조미료

베이컨 49

햄 46

돼지고기 46

소시지 46

닭고기 45

오리고기 45

굴 45

성게 44

바지락 44

전복 44

장어 43

대합 43

오징어 40

고등어 40

새우 40

감자 90

당근 80

옥수수 75

호박 65

밤 60

은행 58

고구마 55

마늘 49

양파 30

버섯 29

생강 27

양배추 26

가지 25

콩나물 22

시금치 15

연유 82

아이스크림 65

생크림 39

크림치즈 33

드링크요구르트 33

마가린 31

가공치즈 31

버터 30

달걀 30

저지방유 26

우유 25

후추 73

카레 49

고추냉이 44

된장 33

마요네즈 15

간장 11

소금 10

양겨자 10

식초 3

 

 

 

 

이민영 기자 myportrait@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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