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 불화 ‘성조숙증’ 부른다

여자아이, 8세 전에 유방-음모 발달

가족 간의 불화가 여자아이의 성적인 성장을 빠르게 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애리조나대 브루스 엘리스 박사팀은 가족 간의 불화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여자아이는 유방과 음모의 발달이 빠른 ‘성 조숙증’에 걸릴 수 있다고 15일 ‘아동발달연구사회저널(the

journal of the Society for Research in Child Development)’에 발표했다.

사춘기가 시작되면 여자는 초경과 함께 유방과 음모가 발달하고, 남자는

고환이 커지거나 음모와 음경이 발달한다.

성조숙증은 성 호르몬의 과잉 분비로 여자아이는 8세 이전, 남자아이는 9세 이전에

사춘기 증상이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보통 남자아이보다 여자아이에서 5배 정도

많이 나타난다.

연구진은 227개 가정의 5~6세 여자아이를 대상으로 13세가 될 때까지 관찰했다.

이들의 사회경제적 여건, 부모의 교육 방법, 집안 분위기 등을 조사하고, 아이의 사춘기 증상이 나타나는 시점을 연구했다.

그 결과 여자아이 73명이 8세, 180명이 12세에 유방이나 음모가 발달하고 초경을

시작했다. 이런 현상은 집안 환경이 불안정할수록 빨랐다. 특히 편부모이거나 억압적인

분위기의 가정일수록 더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에도 엄마가 사춘기가 빨랐거나 가난할수록 그리고 비만일수록 사춘기가 빨리

나타났다.

엘리스 박사는 “여자 아이는 주변 환경에 예민하게 반응한다”며 “부모는 아이가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집안 환경을 안정적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성조숙증이 오면 스트레스가 심해져 우울증에 걸리거나, 에스트로겐 분비가 빨라

유방암에 걸릴 가능성이 커진다. 또 성 호르몬이 성장판에 영향을 줘 키가 크지

않게 된다.

인제대 상계백병원 소아청소년과 박미정 교수는 “스트레스를 받으면 호르몬 분비에

영향을 줘 성장판이 일찍 닫히고 성조숙증에 걸릴 가능성은 있다”면서 “그러나

가정 환경이 성조숙증의 작은 원인이 될 수 있지만 절대적인 요인은 아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이어 “성조숙증에 걸리면 여자 아이들은 심리적으로 많이 위축된다”며

“비만이 가장 큰 원인이므로 어려서부터 주의가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이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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