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제약계 ‘동상이몽’

"관행 등 잘못 개선 필요" 한 목소리…사후조치 예상 '초조' '억울'

불공정거래로 적발된 10개 제약사가 공정위로부터 과징금 및 검찰 고발 처분을

받자 제약계와 의료계가 다소 유사하면서도 상반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제약계와 의료계는 이번 사안에 대해 각각 “불공정행위에 대한 책임을 통감한다”며

한 목소리를 냈지만 처벌을 받아야 하는 제약계는 억울하다는 속내를 드러내고 있으며

처벌 대상에서 벗어난 의료계는 아직까지는 조심스러운 반응이다.

우선 제약협회는 공정위의 제약사 징계 발표가 있기 일주일 전인 지난달 25일

공식 입장을 발표하고 “과당경쟁으로 인한 불공정 거래행위를 반성하는 계기로 삼겠다”며

잘못을 시인하면서도 “정당한 판촉, 학술지원 행위와 불공정 거래행위를 구체적으로

구분해야 한다”며 정부에 대한 불만을 제기했다.

대한의사협회는 공정위 발표 4일 만에 내놓은 공식 입장을 통해 “이번 사태에

의료계의 책임이 일부 있음을 인지하고 있다”면서 “건전한 학술활동이나 연구활동의

양성적인 지원조차 부정적인 거래로 매도되고 있다”며 제약협회와 유사한 반응을

보였다.

이처럼 제약계와 의료계가 공식적인 입장을 통해 불공정 관행에 대한 개선 의지를

나타냈지만 속내는 결코 같을 수 없다는 게 지배적인 의견이다.

리베이트 제공 혐의로 당장 징계를 받아야 하는 제약계는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제약협회는  “병의원 및 학회 등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불투명한 유통관행이

개선되길 기대한다”며 일부 리베이트가 의료계의 강요에 따른 것이었음을 시사했다.

이에 반해 의료계는 현재 제약업계로 향하는 여론의 비난이 의료계로 향할까봐

몸을 사리는 분위기다.

의협은 “의약품 리베이트 조사와 관련 모든 의료기관을 부도덕하고 비리가 만연한

집단으로 매도하는 것은 의사들을 외면할 뿐만 아니라 의사들의 사기 저하를 야기할

수 있다”며 의료계를 향한 따가운 시선에 거부반응을 보였다.

이 같은 제약계와 의료계의 상반된 반응은 양 측이 처한 입장을 그대로 투영한

것으로 분석된다.

리베이트 제공에 대한 모든 책임을 뒤집어 써야 하는 제약사 입장에서는 징계를

피한 의료계가 원망스럽기까지 하다. 특히 ‘갑’의 위치에 해당하는 의료계에 대한

불만을 노골적으로 드러낼 수도 없기 때문에 답답함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반면 의료계는 아직 징계 및 추가조사에 대한 후속조치가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게다가 현재 여론이 리베이트를 받은 의료기관에

대한 추가 조사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는 만큼 신중한 입장을 견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양 측이 ‘갑과 을’ 관계에서 불법적인 거래를 저질렀다는

사실은 이미 만천하에 드러났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더 감추려고 하는 것은 사실상

무의미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더 이상 서로의 눈치를 보지 말고 허심탄회하게 잘못을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서로에 대한 불만도 강하게 제기함으로써 이번 일을 불공정거래를 뿌리

뽑기 위한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천승현기자 (sh1000@dailymedi.com)

기사등록 : 2007-11-06 06:40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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