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노화방지 크림 사라고?

레티놀성분 의약품 아닌 화장품

영국에서 주름살을 펴는 특정 크림이 광풍을 일으키고 있다는 내용이

국내 주요 일간지들에 보도됐다.

일간지들은 지난 3월27일 BBC-2TV의 과학프로그램 ‘호라이즌’에서 노화방지

화장품들의 효능 시험 결과 ‘NO.7 크림’이 수십만원짜리 유명 브랜드의 크림보다 효과가

높은 것으로 나타나자 이 크림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소비자들이 몰려 물건을 살 수 없을 지경”이라고 했다. “서둘러

NO.7 크림을 구입하라”는 압력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그러나 신문은 ‘NO.7 크림’의 성분이 레티놀이라고만 소개했을 뿐 왜 효과가

더 있는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NO.7 크림’은 주름방지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레티놀 성분을 함유하고

있다.

레티놀은 비타민A 유도체다. 비타민A는 피부의 표피세포가 원래의 기능을 유지하는

데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NO.7 크림’은 의약품이 아닌 화장품이다. 레티놀 성분이 의약품으로 허가받지

못한 데에는 이유가 있다.

고대안산병원 피부과 손상욱 교수는 “비타민A가 피부 노화예방에 효과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과도하게 사용하면 피부가 화끈거리거나 빨개지는 등 부작용도 있다”고

했다.

그럼에도 신문은 ‘NO.7 크림’이 영국에서 하루밤새 매출을 2000배나 올렸다며

저가제품이면서도 “효과가 최고”라고 했다.

레티놀 성분이 함유된 ‘NO.7 크림’은 의약품이 아닌 화장품이다. 요즘 ‘기능성

화장품’이 바람을 타고 있다. 이런 화장품에는 미백, 주름 등 기능성을 허가받은

성분이 일부 함유됐을 뿐 뛰어난 치료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다. 치료 효과가 있다면 의약품으로

허가를 받을 것이다.

게다가 BBC의 비교실험이 과연 신뢰성이 있는지에 대해서 의문이 간다. 화장품의

비교실험도 여러 변수들을 고려해서 중장기적으로 해야 공정한 답이 나오는데 과연

TV의 시험이 이런 조건을 충족시킬 수 있을까.

소비자들은 언론에서 보도되는 내용을 그대로 믿는다. 언론이 검증이라는

절차를 2번, 3번 거쳐야 하는 이유다. 그런 면에서는 외국 언론도 잘못 보도할 수

있다는 것을 이번 사례에서 볼 수 있다. 최근 한국 언론이 외국 언론을 무비판적으로

인용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외신의 인용에도 전문성이 필요하다.

    권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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