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가 더 건강해?

SBS 방송 8시 뉴스에 희한한 기사가 보도됐다.

한국 남성의 기대수명은 평균 75살, 여성은 82살이지만 남성이 여성에 비해 건강에

대한 자신감도 더 있고, 건강관리도 열심히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뉴스가 나온

것.

기사는 2006년 사회통계조사 결과를 인용하며 이같이 결론 내렸다.

첫째, 남성의 절반 이상은 자신의 건강이 좋다고 답했지만 여성은 40% 미만이라는

설문결과를 내세웠다.

둘째,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거나 정기 건강검진을 받는 비율도 남성이 높다는

사실을 들었다.

셋째, 20~30대 여성일수록 같은 연령대 남성에 비해 진료비를 더 많이 쓰고 병,

의원에 더 간다는 사실을 들었다.

기자는 “그러나 40, 50대부터는 남성은 흡연, 음주 등으로 인해 건강을 해치는

일이 많아 남녀의 건강 차이는 점차 줄어든다”고 끝을 맺었다.

이 보도는 원인과 결과, 외형과 속내를 간과해 ‘뉴스를 위한 뉴스’가 돼 버렸다.

첫째, 설문결과는 남녀의 차이를 무시했다. 남성은 진화론적으로, 사회경제적으로

자신보다는 외부와 투쟁해야 한다. 대체로 병이 날 때까지 건강에 신경 쓰지 않는다.

반면 여성은 자신과 가정에 신경 쓰는 ‘보호론자’의 속성을 지녀 남성보다 건강에

더 신경을 쓴다. 이런 속성을 무시하고 설문결과에 따라 남성이 더 건강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

둘째, 현행 건강보험 체계에 따르면 남성이 여성보다 건강검진을 받는 ‘혜택’을

누릴 가능성이 훨씬 크다. 가정주부는 40세 이전까지는 건강검진을 받지 못한다.

또 남성은 술, 담배, 스트레스의 짐과 싸우기 위해 운동을 하는 측면이 강하다.

필자는 역삼동의 한 피트니스클럽에 다니고 있는데, 아침 일찍 이곳에 오는 남성

중 상당수는 정말 삶의 전투를 벌이고 있다는 것이 표정 곳곳에 나타난다. 이런 점을

고려해야 한다.

셋째,

20~30대 여성은 임신과 생리유형 상 병원을 찾는 일이 잦을 수밖에 없다. 생리적으로

남성보다 병원과 가까워지기 쉽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남녀의 건강 차이는 이런 식으로 역전되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흡연과

음주는 청소년기에 더 해롭고 독성이 꾸준히 쌓이는 것이다. 젊은 남성에게서 건강

위해 요소들이 몸을 갉아먹은 상태이며 40~50대부터 특정 질환으로 드러나는 것일

따름이다.

결론적으로 남성이 여성보다 건강하다는 것은 해석을 잘못한 데서 온 오보다.

건강하지 않기 때문에 40대 남성의 사망률이 세계 최고 수준인 것이다. 대한민국

남성은 좀더 건강해지기 위해 정말 노력해야 한다.

 

    이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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