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에 돈 냄새가 나더라니

美, 제약사 의사들에 수 천억원 로비 / 빈혈 치료제 리베이트 도마에 올라

미국의 제약회사가 환자의 생명을 위협할 정도로 부작용이 큰 빈혈약의

처방 건수를 높이기 위해 의사들에게 우리돈으로 수천억원의 리베이트를

제공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져 의사-제약회사의 검은 커넥션이 도마

위에 올랐다.

뉴욕타임스 인터넷판 9일자에 따르면 미국 암젠(Amgen)사와 존슨앤존슨(Johnson

& Johnson)사가 암환자, 만성신부전환자의 빈혈을 치료하는 주사제를

처방하는 의사에게 매년 억대 달러의 리베이트를 준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에 문제가 된 약은 암젠사의 ‘아라네스프(Aranesp)’, ‘에포겐(Epogen)’과

존슨앤존슨사의 ‘프로크리트(Procrit)’. 이 약들은 매출액 100억 달러를

기록할 정도로 잘 팔리는 베스트셀러 의약품이지만 심근경색이나 뇌중풍의

위험이 있어 조심스럽게 처방돼야 할 약으로 분류돼 왔다. 하지만 제약회사들이

의사에게 과도한 처방을 유도하는 거액의 인센티브를 주며 경쟁적으로

마케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난 것이다.

미국은 병원 내에서 처방해 투약하는 의약품에 대해선 제약회사의

리베이트를 합법적으로 인정하지만, 그 금액이 일반인의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어서 논란의 여진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제약산업계 애널리스트들은

두 회사가 암 치료 전문의들과 빈혈치료제를 많이 사용하는 인공투석센터에

매년 수억 달러의 리베이트를 제공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또 리베이트는

의사와 센터의 주 수입원이 되고 있으며, 암젠과 존슨앤존슨사가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치열한 경쟁을 벌여 최근 몇 년 동안 리베이트의

규모가 크게 늘어났다고 애널리스트들은 분석했다.

두 제약회사는 정확한 리베이트의 규모를 밝히지 않고 있다. 뉴욕타임즈가

입수한 리베이트 사례 자료에 따르면 암 전문의 6명이 지난해 900만

달러(약 83억3000만 원) 규모의 암젠사 빈혈약을 처방하고, 총액의 20%가

넘는 270만 달러(약 25억 원)를 인센티브로 받았다.

해당 제약회사들은 “환자들에게 안전한 약을 공급하기 위해 노력해

왔고, 적절하게 제품 프로모션을 하고 있다”며 “의사들이 더 많은

약을 사용하도록 리베이트를 주는 것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문정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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