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걸’ 의학적으로 당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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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보다 똑똑하고 강한 ‘알파 걸’들의 부상(浮上). 남학생보다 압도적으로 높은 여학생들의 내신 성적, 학생회나 동아리에서 여학생 리더의 급증….

미국 교육계에서 21세기 들어 쟁점화한 ‘여학생 절대 우위’가 한국에서도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남녀에 균등한 교육기회를 주자 여학생이 모든 면에서 남학생을 압도, 남자 아이의 교육을 걱정해야 하는 지경에 이른 것.

의학계에서는 이를 당연하다고 본다. 여학생이 유전적 이유와 뇌 발달 측면에서 남학생보다 뛰어날 수밖에 없다는 것. 미국에서는 남자 아이를 여자보다 초등학교에 늦게 입학시켜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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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수준의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중3 여학생의 평균성적은 전통적으로 남학생이 강하다고 여겨졌던 수학, 과학을 포함해 전 과목에서 남학생보다 높았다.

최근 전국의 남녀공학에서는 교육부 훈령이 바뀌어 남녀 내신을 따로 매기는 것이 불가능해지자 내신이 낮은 남학생을 남학교로 전학 보내달라는 민원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에서는 학생들의 성적 중 D와 F의 70%가 남자이고 지능은 정상이지만 수업을 못 따라가는 학생의 70%, 청소년 범죄와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의 80%가 남학생이라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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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사람 유전체에 대한 연구 결과 여자는 열등한 신체로 태어날 가능성이 남자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휴먼게놈프로젝트가 발표한 유전자 지도에 따르면 남성 유전자의 돌연변이는 여성보다 2배 잦았다. 유전자 고장으로 ‘불량품’이 될 확률이 남자가 여자보다 높은 셈이다.

게다가 남성 유전자는 염기 한 두 개가 바뀌는 ‘점 돌연변이’가 많고 여성 유전자는 한번 바뀌면 수 십 개에서 100여 개가 한꺼번에 손상되는 ‘왕창 돌연변이’가 많다.왕창 돌연변이하면 ‘자연사’하므로 남성이 열등인자를 갖고 태어날 확률은 더 높아진다는 계산이다.

성 염색체의 특성을 봐도 여성이 남성보다 우월하다. 여성은 XX, 남성은 XY 염색체로 구성되는데 X염색체는 16만4000kb, Y는 3만5000kb로 X염색체는 Y염색체보다 4.6배 이상 길다. kb는 킬로베이스페어의 준말로 염기가 1000개 늘어선 길이.

더구나 X에는 2000여 개의 유전자가 있으며 지능과 감성 등과 관련한 유전자가 많다. Y에는 26개의 유전자가 있으며 그나마 폭력, 공격성 등 유전자다.

XX는 두 쌍이 함께 있어 서로 다른 염색체 가닥의 부족한 점을 보완하지만 XY는 그러지 못해 탈이 날 가능성이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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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 발달을 기준으로 보면 여자 신생아가 남자보다 6주 앞선 상태에서 태어난다. 또 임산부가 스트레스를 받으면 남자 태아가 손상을 받을 가능성이 더 큰 것으로 밝혀졌으며 실제로 뇌손상을 입거나 뇌성마비로 태어나는 확률은 남자가 훨씬 높다.

여성의 뇌에는 뇌의 좌우 반구를 연결하는 ‘뇌들보’가 잘 발달해 있다.남성의 뇌들보가 ‘일반 전화선’이라면 여성의 뇌는 ‘광케이블’인 셈이다.

여성의 뇌에서는 감정을 처리하는 곳이 언어 처리 영역과 가까이 있지만 남자는 본능과 관련된 가장자리계에서 감정 처리가 이뤄진다.

이러한 점들 때문에 뇌 과학자들은 “여성의 뇌는 남성보다 11%가 작지만 훨씬 더 정교하게 진화한 시스템”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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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대 심리학과 니오브 웨이교수는 “남성답게 키우려는 부모의 욕심이 남자 아이의 정서처리 능력을 약화시키고 결국 뇌 발달에도 지장을 준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부모는 딸이 울면 대화를 통해 정서적 해결을 시도하지만 아들이 울면 “괜찮아, 사내가…”라는 식으로 덮어버린다.
이런 태도는 남자 아이들의 문제를 키워버리는 결과로 이어진다.

하버드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생존 본능이 여자보다 발달한 남자 아이들은 ‘왕따’될 것을 두려워해 정서적인 표현을 삼가고 단순 과격해지는 경향이 있다.

하버드대 협력병원인 보스턴어린이병원의 엘리 뉴스버거 박사는 “남자 아이는 유전적으로 정서적 부문이 약한데다 학교생활이나 친구 관계에 필요한 정서적 훈련을 받을 기회가 별로 없다”며 “그런데도 엄청난 기대감 속에서 크므로 이를 감당하지 못하고 좌절하기 쉽다”고 말한다.
딸 못지않게 아들에게도 지나친 기대 대신 이해와 사랑을 쏟으면 선천적 차이를 극복할 확률이 높아진다.

" 남자 아이들 특성 먼저 이해해야 "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조세프의 토마스에디슨 초등학교에서는 남자 아이들에게 문제를 풀 때 여자보다 많은 시간을 줬다. 남자 아이들은 뇌의 정보처리속도가 여자 아이보다 늦다는 점을 인정한 것이다.

또 수업시간에 자리에 앉아 있지 못하는 남자 아이들에게 남을 방해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교실 뒤로 나가 움직이도록 했다.agirl02.gif

화가 날 때에는 먼저 쏘아붙이지 않도록 가르쳤다. 이후 그저 그런 학교 중의 하나였던 이 학교가 3년 만에 성적이 미주리 주의 ‘톱 10’에 들게 됐다. 정학조치를 당한 학생 수도 연간 300여명에서 22명으로 줄었다.

미국 메릴랜드주 풀스빌의 의사인 레너드 색스 박사는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 장애(ADHD)인 남자아이가 남녀 공학이 아닌 ‘소년학교’로 전학가자 약을 먹지 않고도 증세가 호전됐다”고 소개했다.

성균관대 의대 삼성서울병원 소아정신과 정유숙 박사는 “두 사례는 남자 아이의 특성을 이해하고 교육시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많은 부모들은 남자 아이에게 지나치게 기대하면서도 과보호하는 양면성 때문에 아이의 뇌 발달을 해친다. 우선 다른 아이와 비교해서 스트레스를 주지 않아야 한다. 과보호도 아이의 정서 발달을 저해하므로 피해야 한다. 아이에게 “남자는 이래야 된다”는 말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특히 남자 아이가 다른 집 여자 아이나 누나·여동생보다 못하면 참지 못하는 부모가 많은데 사춘기 이전의 남자 아이는 정서나 지능 발달, 사회성 등에서 여자 아이보다 늦을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교사들의 역할도 중요하다. 남자 아이에게 무조건 엄격한 규율을 따르도록 강요하기보다는 어느 정도 풀어주고 꼭 지켜야 할 것만 지키도록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교육이라는 이름 아래에서 체벌하는 것이 대부분 교육자 자신의 편리성 때문에 어린이에게 가하는 폭력이라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이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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