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투는 과연 진화의 산물인가?

질투의 역사는 100만년 이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진화심리학자들은 인류가 아프리카의 평원에서 생존을 위해 싸울 때 질투의 씨앗이 싹텄다고 설명한다.

남성은 열대의 초원에서 목숨을 걸고 사냥한 맹수의 고기를 다른 씨의 아이가 먹는 ‘낭비’를 막기 위해 아내의 간통을 지속적으로 감시했다.

또 여성은 남편이 다른 여성에게 마음을 빼앗겨 음식 공급이 끊기는 것을 방지하려고 늘 주위를 살폈다.

진화심리학자들은 원시시대에 남녀는 생존을 위해 각기 다른 압박감을 가졌고 이것이 뇌에 누적된 결과 지금처럼 남녀의 질투 양상이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고 말한다. 즉 남성은 배우자가 간통을 할 때, 여성은 남편이 다른 여성에게 마음을 빼앗길 때 더 질투심을 느낀다는 것이다.

남성은 차가운 화성에서, 여성은 뜨거운 금성에서 왔다는 존 그레이의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는 세상에 이런 설명은 매력적이다.

텍사스대의 데이비드 부스 박사는 “남성과 여성은 똑같이 질투심을 갖고 있지만 질투심의 도화선이 되는 사건은 다른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반론도 있다. 일부 학자들은 남녀의 질투 양상은 이런 이유 때문에 다른 것이 아니라 남성이 일부다처제, 여성이 일부일처제를 선호하는 것처럼 문화적 배경 때문에 다르다고 주장한다.

최근 진화론자의 주장을 반박하는 논문이 두 편 발표됐다.

노스이스턴대의 데이비드 디스테노 박사는 ‘인성과 사회심리학회지’에서 지금껏 남녀의 질투심 차이를 규명한 많은 연구들에서 방법론적 결함이 발견됐다고 주장했다.

디스테노 박사는 “진화론자들은 늘 조사 대상자에게 연인을 떠올리게 한 다음 간통과 감정적 배신이라는 두 가지 상황을 제시하고 어떤 것에서 더 상처받았는가를 조사했다”면서 “이들 조사에서는 모두 남성은 연인의 간통에 여성은 연인의 감정적 배신에 더 상처받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다른 방법을 쓰면 다른 결과가 나온다”고 설명했다.

디스테노 박사와 제자들은 노스이스턴대 학생 111명에게 연인의 성적 배신과 감정적 배신 중 어느 것에 더 상처를 받았는가를 묻는 대신 두 상황에서 어느 정도 화가 났는지를 7등급의 척도에 따라 답하도록 했다.

그랬더니 남녀 모두 연인의 성적 배신감에 더 화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디스테노 박사는 “진화론자들은 조사대상자들로부터 자연적이고 무의식적인 반응을 유도하는 대신 감정과 섹스라는 두 가지 중 하나를 ‘지적인 과정’을 통해 선택하게 해서 오류가 생겼다”고 설명한다.

디스테노 박사팀은 또 다른 조사를 했다.

대상자 절반에게는 성과 감정의 배신 중 어느 것이 더 괴로운가를 물었다. 다른 절반에게는 이 질문과 동시에 연속된 숫자를 기억하게 했다.

앞의 질문에서는 분명 여성은 연인의 감정적 배신 때 괴로워하는 경향이 있어 남녀의 차이가 났다. 반면 숫자를 기억하게 한 그룹은 남녀 모두 연인이 다른 사람과 섹스할 때 더 화가 난다는 대답이 많아서 성적 차이가 없었다.

디스테노 박사는 “숫자를 기억하게 한 것은 조사 대상자가 질투에 대해 의도적이고 지적인 판단을 하는 것을 방해하기 위한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부스 박사를 비롯한 진화론자는 발끈했다. 부스 박사는 “디스테노 박사는 진화론의 가설을 일부분만 떼어내서 자기 나름대로 해석하고 오류를 찾았다”면서 “본질을 떠난 실험은 무의미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캘리포니아주립대의 크리스틴 해리스 박사는 내년에 발간될 ‘인성과 사회심리학지’에 진화론의 또 다른 오류를 발표할 예정이다.

해리스 박사는 “조사대상자에게 성과 감정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강요하는 설문에서도 진화론자들이 원하는 결과대로 나오지 않은 경우가 있다”고 지적했다. 즉 미국 남성과 유럽 남성의 차이는 미국 남녀의 차이만큼이나 컸으며 중국 남성은 25%만이 성적 배신감에 질투심을 느낀 반면 75%가 감정적 배신감에 더 질투심을 느꼈다는 것이다.

해리스 박사는 “이들 조사 결과는 진화론자들의 가설에는 상충되지만 문화가 남녀의 질투심 차이를 결정한다는 가설에는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이 주장을 뒷받침하는 또 다른 연구결과도 있다.

성적인 이유 때문에 동거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여성들은 동거인이 다른 사람과 섹스하는 경우 남성보다 더 괴로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조사에서는 남녀 모두 동거인이 다른 사람에게 감정을 뺏기는 것보다 다른 사람과 성 관계를 맺을 때 더 질투심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부스 박사는 “인류는 진화에 대해 늘 거부 반응을 보여왔으며 가톨릭 교단이 갈릴레오를 용서하는 데는 400년이 걸렸다”면서 “심리학에서도 마찬가지이며 진화론에 대한 거부가 더 오래갈지도 모른다”고 주장했다.

여하튼 남녀의 질투 양상에 대한 논쟁은 곧 끝날 것 같지 않다. 질투는 과연 진화의 산물일까?

이성주 기자 stein33@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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