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 앞둔 수험생 강박심리 원인-치료법

일부 수험생들은 공부 내용보다는 제대로 공부하고 있는지에 더 신경을 쓰면서 초조해 한다. 방금 전에 공부한 것을 제대로 외웠는지 걱정돼 진도를 나가지 못한다. 시험을 망쳤을 때의 암담한 상황이 계속 떠오르기도 한다.

숫자, 색깔 등에 대한 징크스에 집착해서 실력을 발휘할 수 없다. 시험을 보다 한 문제가 막히면 이후 계속 그 생각이 맴돌아 시험을 망치곤 한다. 또 답안지에 표시한 답이 한 칸씩 밀릴까 걱정돼 되풀이해서 확인하느라 정작 문제를 제대로 풀지 못한다.

시험 전이나 시험 때 마음이 강박적(强迫的)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마음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시험도 망치기 쉽다. 강박 상태의 사전적(辭典的) 의미는 ‘어떤 생각이 계속 떠오르고 이것을 떨칠 수 없는 상태’로 누구에게나 생긴다. 특히 수험생은 대부분 일생의 상당 부분을 결정하는 수능시험을 앞두고 어느 정도 강박적인 상태가 된다. 그러나 강박에도 정도가 있으며 불안하고 초조해서 공부하는데 지장이 있다면 대책을 세워야 한다.

▽강박경향과 강박증〓누구에게나 올 수 있는 강박을 ‘강박경향’이라고 하는데 수험생에게 어느 정도의 강박경향은 성적을 올리는데 도움이 된다. 그러나 정도가 심하면 스트레스로 작용해서 삶의 질을 망가뜨리고 되레 성적도 떨어뜨린다.

강박증은 강박경향이 지나치게 심해 생활이나 공부에 큰 지장을 주는 일종의 병. 그런데 ‘지나친 강박경향’과 ‘강박증’은 정도의 차이며 경계선을 긋기는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조금이라도 불편하면 정신과 전문의의 도움으로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이 좋다. 일부 부모는 ‘우리 아이를 정신과에…’하면서 머뭇거리는데 요즘 정신과에서는 인격이 허물어진 정신병의 치유 못지 않게 ‘정신의 질’을 향상시키는 치료를 많이 한다.

▽어떤 치료를 받나〓수험생이 정신과에 가면 인지(認知) 치료나 약물 요법으로 심각한 강박경향이나 강박증을 떨칠 수 있다.

인지치료는 상담을 통해 어떤 상황에 접했을 때 자동적으로 반응하는, 개인마다 독특한 생각의 유형을 파악해서 이를 바로 잡는 것이다.

1주에 30∼40분 정도 상담을 받고 의사의 지침에 따라 ‘생각하는 훈련’을 하면 된다.

약물치료는 뇌 신경세포끼리의 신호를 주고받을 때 주도적 역할을 하는 화학물질인 ‘세로토닌’이 제 기능을 못하면 강박증이 생긴다는 점에 착안한 것. 세로토닌이 몸 속에서 쓰이지 않은 채 흡수되는 것을 막는 프로작, 세로자트 등의 약으로 문제를 푼다. 큰 부작용이나 중독성이 없으며 7∼10일간 하루 한 알씩 복용하면 강박증이 사라지기 시작한다. 또 강박증으로 인한 불안은 항불안제를 하루 2, 3회 먹으면 금세 없어진다.

정신과 의사는 ‘분석치료’로도 강박증을 치유하는데 대개 몇 달 정도 걸리기 때문에 3주 정도 남은 수험생이 이 방법을 통해 큰 효과를 얻기는 힘들다. 분석치료는 정신분석학이나 분석심리학 등의 이론에 따른 치유법이다. 즉 강박증은 초자아(Super-ego·선악과 양심에 반응하는 의식)가 이드(Id·쾌락 원칙에 따라 지배되는 본능 에너지)를 지나치게 억압해서 억눌린 분노가 터져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환자의 무의식을 꺼집어내 초자아와 이드를 화해시키면 강박증이 치유된다.

특히 고 1, 2학년생은 지금 정신과 전문의의 도움을 받으면 분석치료를 비롯해 다양한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아주 심각하지 않다면〓공부 중간 중간에 쉬면서 음악을 듣거나 스트레칭을 하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된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근육에 집중해서 힘을 줬다 빼는 ‘근육이완법’, 배를 내밀면서 숨을 들여 마시고 배를 안으로 당기면서 숨을 내쉬는 ‘복식호흡’을 틈틈이 해도 좋다.

부모의 역할도 중요하다. 부모는 사람이면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오래 공부하는 것보다 효율적으로 공부하도록 유도한다. 부모가 자녀의 강박성향이 어느 정도인지 알기는 힘들므로 정신과 전문의의 도움을 받는 것이 가장 좋다.

▼"졸린다고 각성제 쓰면 급성 정신분열증 위험"▼

중요한 시험을 앞두고 막판에 뒷심을 발휘하려고 무리하기 보다는 막바지 조절이 필요하다. 수험생이 최상의 컨디션으로 그동안 배운 것을 정리하고 시험장에 들어서기 위한 방법을 짚어본다.

①계획을 구체적으로 짜서 공부한다.

②밤에 집에서 공부할 때에는 50분 동안 공부하고 5∼10분 쉰다. 이 때 눈을 감은 채 전기 스탠드를 눈 부근에 대고 빛을 쬐거나 손바닥으로 눈을 마사지하면서 즐거웠던 기억을 떠올린다.

③아침을 먹는다. 밥과 함께 반찬을 골고루 먹으며 배가 부를듯 말듯 할 때 숟가락을 놓는다.

④잠을 최소 5시간 이상 잔다. 수험시간에 맞춰 아침 6시에 일어나고 이를 위해 늦어도 자정에 잠자리에 드는 연습을 해야 한다.

⑤저녁에 콜라 사이다 등 탄산음료나 커피는 마시지 않는 게 좋다. 졸음을 떨치기 위해 각성제를 복용하면 급성 정신분열증이 생길 수도 있으므로 절대 피한다.

⑥시험날에 생리가 예정된 여학생은 미리 피임약을 복용해서 월경주기를 조절하도록 한다.

⑦오후에 머리 전체나 뒷덜미가 뻐근해지면 틈틈이 스트레칭을 하고 가끔 뜨거운 물수건을 뒷덜미에 얹어놓는다.

⑧평소 긴장할 때 화장실에 자주 가는 학생은 미리 의사와 상담해서 이런 증세를 예방하거나 누그러뜨리는 약을 처방받는다.

이성주 기자 stein33@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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