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독감, 증상 비슷해도 전혀 다른 병

“독감(毒感) 백신을 맞았는데 왜 자꾸 감기에 걸리죠?”

요즘 병의원에는 이런 질문을 하는 환자들이 적지 않다. 독감을 독한 감기로 여기고 하는 질문이나 독감과 감기는 엄연히 다른 질환이다.

감기는 리노 바이러스를 비롯해 로타, 아데노, 코로나, 콕사코, 파라인플루엔자 등의 바이러스 때문에 4일∼2주 코와 목 등이 아픈 병인 반면 독감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로 불리는 오소믹스 바이러스가 폐에 침투해 1주 정도 고열과 두통 근육통이 생기고 온몸이 떨리는 병.

감기로 숨지는 경우는 극히 적지만 독감은 폐렴 천식 등의 합병증으로 이어져 목숨을 잃기도 한다. 따라서 노약자는 독감 백신을 맞아야 하는 것이다.

▽독감은 백신으로 예방〓매년 11월부터 독감이 유행하며 독감 백신은 효과가 1년 정도 간다. 또 백신을 맞고 2주 뒤부터 항체가 생기기 시작하므로 매년 10월은 독감 백신을 맞는 적기가 된다.

독감 백신을 맞은 사람의 70%가 예방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그러나 건강한 사람은 독감으로 생명이 위험한 경우는 없으므로 꼭 맞을 필요는 없다. 만성 질환자나 65세 이상 노인, 5세 이하 어린이는 맞는 것이 좋다. 6∼12세 어린이는 굳이 맞을 필요는 없지만 아이가 독감으로 고통스러워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면 맞힌다.

어린이는 첫해 한 달 간격으로 두 번 맞히고 다음해부터 1년에 한 차례 맞히고 어른은 매년 한 차례 맞으면 된다.

독감 백신은 계란에서 균을 배양해 만들므로 계란에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의사와 상의해 접종 여부를 결정한다. 또 생후 6개월 이하인 아기는 접종 효과가 미미한 대신 부작용으로 발열이 흔하므로 접종받지 않도록 한다. 임신부는 임신 4주 뒤부터 맞을 수 있다.

▽독감에 걸리면〓독감에 걸릴 경우 폐렴 천식 등의 합병증을 특히 조심해야 한다. 어린이는 라이증후군을 조심해야 한다. 라이증후군은 사망률이 50%에 이르는 병으로 바이러스 감염 1∼3일 뒤 토하고 어지러워지는데 심하면 경련, 혼수상태, 간기능 장애 등이 생긴다.

감기의 경우 백신과 치료제가 없는 반면 독감은 리렌자 아만타딘 등 치료제가 개발돼 있으므로 독감에 걸리면 푹 쉬면서 치료제를 복용해야 한다. 특히 지난해부터 시판되고 있는 리렌자는 아침 저녁으로 들이 마시면 독감 기간을 사나흘 단축시키고 부작용도 적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감기는 어떻게?〓어른은 매년 평균 2∼3차례, 어린이는 5∼6차례 감기에 걸리며 특히 요즘은 10도가 넘는 일교차와 차고 건조한 날씨 때문에 감기에 걸리기 쉽다.

감기에 걸리면 증세를 누그러뜨리는 약을 처방받는데 복합 제제보다는 단일 제제를 처방받도록 한다. 감기약 중 일부에는 뇌출혈 위험 논란이 있는 페널프로판놀아민(PPA)가 함유돼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올 7월 위험이 입증되지 않았다고 발표했지만 미국에서는 위험성 때문에 판매되지 않고 있으므로 가급적 이들 약은 피하는 것이 좋다. 또 의약분업 실시 뒤 감기약도 반드시 병의원에서 처방받아야 하는 줄 아는 사람이 많지만 상당수는 일반의약품이므로 곧바로 약국에서 살 수 있다.

▽가정 요법에 충실히〓감기에 걸리면 충분히 쉬고 물을 많이 마시도록 한다. 몸에서 열이 나면 수분이 증발되므로 물을 마시면 탈수 현상을 막을 수 있고 가래를 몸에서 빼주는 역할도 한다.

코감기가 심할 때 약국에서 생리식염수를 사서 한쪽 코를 막은 채 다른 코로 들이마신 다음 코 뒤로 넘겨 입으로 내뱉는 것을 되풀이하면 증세가 누그러진다.

어린이들은 감기 뒤 중이염이 생기기 쉬운데 코를 막고 귀가 멍멍해질 때까지 코로 숨을 내쉬는 시늉을 하면 예방에 도움이 된다.

예방을 위해선 외출 후 집에 돌아오면 손을 깨끗이 씻고 양치질을 하는 것이 최선. 잘 때에는 가습기를 튼 상태에서 바람이 들어올락 말락 하는 정도로 창문을 열어놓는 것이 좋다.

노벨화학상 수상자인 미국의 폴링 박사는 하루 비타민C를 1000㎎ 이상 복용하면 감기 예방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주장했지만 의학계에서는 아직 인정되지 않는 이론이다. 비타민C 과다 복용은 설사 요로결석 등을 일으키므로 남용하지 않도록 한다.

감기에 쫓으려고 이불을 뒤집어쓰고 땀을 뻘뻘 흘리는 사람이 많지만 발한(發汗) 작용을 방해할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한다.

감기든 독감이든 △증세가 3주 이상 가거나 목이 한 달 이상 쉬고 △음식을 삼키기 곤란하거나 누런 콧물이 나올 경우 등은 다른 질환일 수 있으므로 병원에 가야 한다.

    이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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