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염의 주범,헬리코박터 파이로리

《“건강검진에서 위염이라는데….” “헬리코박터가 있대.” 국내 성인의 80% 이상이 걸려 있는 위염. 위염의 ‘주범’은 스트레스와 헬리코박터 파이로리(HP) 등 두가지다. 그러나 HP에 대해 아는 사람은 드물다. 약을 먹어야 할지 망설이다 지나치는 경우도 많다. 독자들의 ‘편안한 속’을 위해 HP를 3회에 걸쳐 다룬다. 》‘위산(胃酸) 속에 생명체가 살다니….’

1979년 호주의 병리학자 워렌이 위(胃)에서 세균을 발견한데 이어 1982년 호주의 미생물학자 마셜이 이 균의 배양에 성공하자 의학자들은 경악했다.

1900년대 초부터 사람의 위에 세균이 산다는 주장은 있었지만 위산으로 뒤덮인 위에는 생물이 살지 못한다는 것이 정설이었기 때문.

최근들어 길이 2∼7㎛(1㎛는 100만분의 1m)의 세균 ‘헬리코박터 파이로리’(HP)가 위염과 위궤양 위암은 물론 어린이의 성장장애까지 초래한다는 증거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염산 담은 밥통〓위의 순우리말은 ‘밥통’. 위는 ‘밥줄’인 식도에서 꿈틀꿈틀 음식 덩어리가 넘어오면 단백질을 소화시키고 나머지는 소장으로 보낸다. 단백질 분해 효소 펩신은 주변의 산도(酸度)가 높을수록 제대로 활동한다. 위 내부가 염산과 비슷한 강산성을 유지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위벽은 점액(粘液) 단백질 ‘뮤신층’으로 덮여 있기 때문에 평소 전혀 통증을 느끼지 않는다. 구토할 때 위액이 식도를 살짝 건드려도 쓰라리는 것과는 달리….

그러나 뮤신층에 상처가 나면 위액이 위벽을 건드려 통증이 생길 수 밖에 없다.

▽헬리코박터의 특징〓HP의 원래 이름은 ‘인체 조직과 닮은 세균’이란 뜻의 ‘캠필로박터’(CLO)였다. 그러나 이 균의 특징이 밝혀지면서 이름이 바뀌었다. 현재 이름은 ‘위의 유문(파일로리)’ 부위에 사는 나선(헬리코) 모양의 균(박터)’이라는 뜻이다.

HP는 우레아제란 효소를 만들어 위 점막에 있는 극미량의 요소를 분해해서 알칼리성의 암모니아로 만들고 이로써 주위의 환경을 중화시키는 방법으로 염산 덩어리 속에서 거뜬히 살아 남는다.

HP는 3, 4개의 편모를 갖고 있어 뮤신층을 자유롭게 뚫고 지나갈 수 있다. 이 세균이 뮤신층을 헤짚고 다니면 위장에 구멍이 나게 된다. 우리나라 성인의 60∼70%는 이 균을 보유하고 있으며 ‘속쓰린 환자’들이 유난히 많은 것은 이와 관련이 있다.

    이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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