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민방광과 요실금

주부 한모씨(38)는 최근 초등학교 3학년 딸과 함께 목욕탕에 갔다 망신당했다. 옷을 벗으며 요의가 느껴졌지만 화장실 가기 전 잠깐 체중계에 올랐던 것이 화근. 소변을 참으며 체중계를 보다가 어느새 뒤에 와있던 딸이 “엄마, 몇 킬로야”라고 묻자 ‘찔끔’ 소변을 지리고 만 것. 딸은 “엄마, 이게 뭐야”라고 소리쳤고 목욕탕 종업원도 ‘흔적’을 봤다. 그 종업원이 호들갑을 떨었고….한씨는 다음날 병원에 갔다가 ‘과민방광’의 하나인 절박요실금(절박찔끔증)이라고 진단받았다. 그녀는 하루 두 번 치료제를 먹기 시작했다.

▽과민방광은 여성병 아니다〓과민방광은 오줌보가 꽉 차지도 않은 상태에서 수축돼 소변이 나오는 것. 소변이 자주 마렵고 요의가 느껴지면 참지 못해 한씨처럼 속옷을 적시는 ‘절박찔끔증’이 생기기도 한다. ‘소변병’하면 여성병으로 알기 쉽지만 남성 환자가 3분의 1 이상을 차지한다. 눈에 띄는 원인 없이 자율신경계의 이상으로 생기는 경우가 가장 많다.

뇌중풍 파킨슨병 디스크 등 신경계통의 질환 때문에 생기기도 하며 남성은 전립샘비대증, 여성은 방광염 등의 2차 증세로 나타나기도 한다.

술자리에서 남보다 소변이 자주 마려운 것은 과민방광이 아니다. 음주 때엔 수분을 많이 섭취하는데다 알코올의 이뇨작용 때문에 소변이 자주 나오며 사람마다 배뇨 간격에 차이가 있을 뿐이다.

▽치료는 약물로〓성인의 20% 이상이 겪는 질환인데도 실제 치료받는 사람은 환자의 5%도 안된다. 대부분 자연스런 노화현상으로 여기고 지나치기 때문.

눈에 띄는 이상이 없을 경우 이전엔 부교감신경계를 억제하는 약을 처방했지만 변비 성기능장애 등의 부작용이 생기곤 했다. 최근 방광수축만을 억제하는 약 디트루시톨이 나와 좋은 치료 성과를 거두고 있다.

약물치료와 함께 일정한 간격을 두고 소변을 보게 하는 ‘방광훈련’을 받으면 치료효과가 높아진다.

신경계 질환이나 전립샘비대증 방광염 등이 원인일 때는 원인질환의 치료가 우선. 복압찔끔증 환자의 30%는 절박찔끔증이 나타나는데 이때 복압찔끔증을 치료하면 절박찔끔증이 낫기도 한다.

▽초기치료와 예방〓소변이 마려울까봐 미리 오줌을 누곤 하면 다음 소변볼 때까지의 시간이 짧아져 ‘과민방광의 악순환’에 빠진다. 오히려 소변보는 간격을 조금씩 늘리는 것이 좋다. 소변이 아주 마렵지 않는데도 소변 걱정이 되면 TV 등에 몰두해서 생각을 딴데로 돌리는 것도 좋다. 과민방광의 초기 증세가 나타나면 커피 녹차 등 카페인 음료나 탄산음료 초콜릿 매운 음식 등 방광을 자극하는 음식은 피하도록 한다.

▼소변조절 메카니즘

소변은 콩팥→요관→방광(오줌보)→요도로 배출되는데 어른의 방광은 소변을 500㎖까지 저장할 수 있다. 소변을 참는 것은 우리 몸의 자율신경계 중 교감신경계가 주로 맡으며 골반근육과 요도괄약근이 요도를 누르고 있는 상태. 소변을 볼 땐 부교감신경계가 주도해 오줌보를 순간적으로 수축하고 요도괄약근을 푼다.

남성은 요도가 15㎝ 정도이고 요도괄약근의 기능이 발달한 반면 여성은 요도가 5㎝이고 요도괄약근이 별로 발달하지 않아서 남성은 소변을 못보는 장애가 많고 여성은 질금거리는 장애가 많은 편이다.

▼복압찔금증 몰아내는 골반운동법

재채기 때에도 찔끔, 기침해도 찔끔….

알게 모르게 배에 힘이 들어가서 순간적으로 방광이 수축되고 요도괄약근이 풀려 소변을 지리는 것을 복압찔끔증이라고 한다. 소변찔끔증(요실금) 중 가장 많다.

복압찔끔증은 골반근육 손상이 주원인. 골반근육은 출산 때 아기에 의해 찢겨 손상되는데 보통 서서히 회복되지만 회복이 제대로 안되면 요실금이 된다. 또 폐경기 때에 골반근육이 약화되는 것도 요실금의 원인.

복압찔끔증은 출산 뒤 그림과 같은 골반운동으로 예방할 수 있다. 이 운동은 복압찔끔증의 치료에도 도움이 된다. 담배를 피우면 기침이 나와 증세가 악화되므로 금연이 필요하고 변비는 복압을 높이므로 변비가 있으면 반드시 치료받아야 한다. 절박찔끔증이 당장 완치하기 어려운 반변 복압찔끔증은 30분∼1시간 수술로 증세를 없앨 수 있다.

    이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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