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폐쇄질환(COPD) 원인-증상

“나이 탓인데 다른 사람도 마찬가지겠지.”

“담배를 끊으면 곧 괜찮아지겠지.”

흡연자나 고령자는 아침에 세수나 양치질을 한 뒤 기침이나 객담이 뒤따라도 대부분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그러나 이것은 ‘만성폐쇄폐질환’의 초기 증세. 환자가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면 증세가 악화돼 ‘숨 못쉬는 고통’을 받다 영원히 숨을 못 쉬게 된다. 미국에서는 매년 11만2000여명이 만성폐쇄폐질환으로 숨진다. 심장병 암 중풍에 이어 사망원인 4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통계청의 1999년 사망원인통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6465명이 이 병으로 숨진 것으로 나타났다. 의사들은 많은 환자들이 이를 병인지 모르고 숨지기 때문에 실제 사망자는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사실 미국인들도 이 병의 심각성을 잘 모르긴 마찬가지다. 미국 질병관리센터(CDC)의 조사 결과 환자의 3분의 2가 자신의 질병을 모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만성폐쇄폐질환의 종류〓만성폐쇄폐질환은 허파꽈리를 매달고 있는 호흡세기관지가 좁아진 것. 이 때문에 허파 안에 더러운 공기가 꽉 차고 깨끗한 산소가 들어가기 힘들어진다. 만성폐쇄폐질환은 대개 두 가지다. 하나는 호흡세기관지에 염증이 생겨 나중에 큰 기관지에도 염증이 생기는 ‘만성기관지염’. 다른 하나는 허파꽈리 사이의 벽이 무너져 허파꽈리들이 뭉쳐져 허파가 팽창되고 탄력성이 줄어들면서 숨길이 좁아지는 ‘폐기종’.

미국허파협회(ALA)에 따르면 만성기관지염 환자가 1420만명, 폐기종은 300만명이다.

만성기관지염이 있으면 우선 아침에 기침과 가래가 나온다. 악화되면 하루 종일 끊이지 않으며 나중엔 가래 색깔이 푸른색으로 변한다. 또 각종 감염질환에 잘 걸리게 되고 숨 쉬는 것이 힘들어진다. 허파와 이웃사촌인 심장의 기능이 떨어지기도 한다. 폐기종은 호흡곤란과 기침이 특징.

▽흡연이 가장 큰 원인〓흡연자가 비흡연자에 비해 10배 많이 생긴다. 대기오염과 독감 폐렴 등 호흡기 감염도 이 병의 원인.

30세가 넘으면 허파의 기능은 떨어지기 시작한다. 미국 세인트루이스의대 질 오하르교수는 “담배를 피우지 않아도 매년 허파에서 20㎤씩 제 기능을 잃는데 담배를 피우면 기능 저하가 4, 5배 빨라지고 매년 100㎤의 공기 만큼 숨을 덜 쉬게 된다”면서 “그러나 흡연자가 당장 담배를 끊으면 2년 뒤부터 매년 60㎤가 ‘저축’된다”고 설명했다.

금연법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락소웰컴의 금연치료제 자이반과 금연보조제를 병행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보고되고 있다.

그러나 오하르교수는 타깃별 홍보 만큼 금연에 중요한 것은 없다고 말한다. 즉 10대 남자에겐 흡연이 발기부전, 10대 여자에겐 생리불순, 중년 여성에겐 주름살의 원인임을 가르쳐 줘야 한다는 것.

▽삶의 질을 개선하는 치료〓허파는 한번 망가지면 돌이킬 수 없다. 그러나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하면 증세를 줄여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 50세가 넘으면 튜브에 숨을 힘껏 불어넣으면 컴퓨터가 허파의 기능을 분석하는 폐기능검사를 매년 받는 것이 좋다. 만성폐쇄폐질환이 있으면 당장 금연해야 하며 항콜린제 베타2항진제 등 기관지 확장제와 점액 용해 및 조절제 등 약을 먹는다.

증세가 심해 허파에 들어가는 산소가 부족하면 코로 튜브를 넣거나 목에 구멍을 넣고 관을 넣어 하루 최소 15시간 이상 고압 산소통이나 휴대용 액체산소통 등을 통해 산소를 공급하는 ‘가정 산소치료’를 받아야 한다.

    이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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