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즈 바이러스 HIV …돌연변이 많아 여러가지 약 동시 투여

에이즈는 인체 면역결핍 바이러스(HIV·Human Immunodeficiency Virus)가 일으키는 질병. HIV는 RNA(리보핵산)와 몇 가지 효소가 결합된 단순한 형태를 띠고 있다.

크게 두 가지 유형이 있다. ‘1형’은 침팬지, ‘2형’은 아프리카 검댕원숭이로부터 나온 것으로 것으로 밝혀졌다. 1형과 2형은 유전암호가 담긴 RNA 배열이 반 정도 다르다. 참고로 사람과 침팬지는 유전암호가 담긴 DNA(디옥시리보핵산) 배열이 98% 이상 같다.

▽RNA바이러스〓HIV는 RNA바이러스의 일종. RNA바이러스엔 아데노바이러스를 제외한 대부분의 감기바이러스와 독감바이러스, C형 간염 바이러스 등이 있다. 자신을 복제할 때 에러가 자주 발생, 돌연변이가 많은 것이 특징.

이 때문에 백신 및 치료제를 개발하기 힘들다. RNA는 생명체의 활동에 필요한 단백질을 직접 만들지 못하므로 특정 효소의 도움을 받아 DNA로 바뀌는데 이를 ‘역전사’라고 부른다.

▽HIV의 활동〓HIV는 ‘특정 영토’가 아닌 ‘군대’를 침략 목표로 삼는다. 즉 인체의 방위군인 면역세포 가운데 두 가지에 주로 침입한다.

첫째는 다른 면역세포를 활성화시키는 ‘CD4림프구’. HIV는 CD4림프구를 곧바로 파괴하기도 하지만 역전사돼 DNA로 바뀐 상태에서 이 세포 유전자의 일부로 둥지를 틀고 있다가 갑자기 증식하기도 한다.

에이즈에 걸리면 당분간 매일 10억개의 CD4세포가 파괴되지만 비슷한 수의 CD4세포가 만들어지기 때문에 보균자가 이상을 느끼지 못한다. 서서히 면역세포 생산 능력이 떨어지면서 ‘수급 차’가 커지면 증세가 나타나는 것.

HIV의 또 다른 타깃은 바이러스를 잡아먹는 ‘대식세포’. 이 세포는 감염된 상태에서 죽지 않고 몸 속을 떠돌며 바이러스를 전파한다.

▽에이즈 치료제〓에이즈의 침투 과정을 알면 치료법의 해답이 보인다. 과학자들은 △HIV가 면역세포에 붙는 과정 △RNA가 DNA로 바뀌는 과정 △DNA가 분자량이 큰 단백질을 잘라 조립해서 실제 활동하는 단백질을 만드는 과정 등을 각각 방해하는 치료제를 개발했다.

그러나 한 가지만으로 ‘변신술의 귀신’인 HIV를 이기기 어렵다. 이 때문에 여러 가지 약을 함께 투여한다. 투약량이 많아지면 내성이 생길 확률도 뚝 떨어진다.

    이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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