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의 건강학/90dB 넘으면 귀에 부담 쇠화안되고 수면장애 초래

지하철의 휴대전화, 공공장소의 높은 목소리, 밤낮없는 교통소음…. ‘고요한

아침의 나라’가 요즘 너무 시끄럽다. 이 때문에 난청이나 귀울림 등으로 고생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그러나 눈이나 코 건강에 신경쓰는 사람이 많은데 비해 ‘소리를

듣는 귀 건강’은 사람들의 관심권 밖이다. 청력은 결정적으로 나빠지기 전엔 표시가

나지 않기 때문. 소음은 귀 뿐만 아니라 뇌나 순환기 등 여러 신체장기의 독소가

된다. 반면 좋은 소리는 몸과 마음의 활력소가 된다.

▽좋은 소리와 소음〓사실 좋은 소리와 소음의 기준은 상대적이다. 서태지나 HOT의

음악은 듣는 사람에 따라서 아름다운 음악이 될 수도 있고 소음이 될 수도 있다.

대체로 심산계곡의 폭포 소리처럼 자연적 소리는 사람에게 활력을 주지만 인간이

만든 소리는 상당 부분 소음으로 작용한다. 90㏈ 이하인 소리라도 계속 오래되는

무의미한 소리는 신체에 별 해악이 없지만 불쑥 불쑥 들리는 소리는 스트레스를 준다.

▽좋은 소리는 약〓좋은 소리는 심신을 이완시키고 스트레스를 풀어준다. 미국에선

70여개 대학에 음악치료 전공과정이 있고 5000여명의 음악치료사가 음악을 이용해

우울증 자폐증 등을 치료하기도 한다. 수술 출산 화상치료 때 환자가 좋아하는 음악을

틀어주면 통증을 누그러뜨린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그러나 음악이 누구에게나 좋은

것은 아니다. 극소수이지만 특정한 멜로디나 리듬, 특정한 악기음을 들으면 발작을

일으키는 ‘음악간질’도 있기 때문.

▽소음의 영향〓의학적으로는 대체로 90㏈ 이상의 소리가 귀에 부담을 준다. 소음은

얼마 동안 듣느냐에 따라 귀에 손상을 주는 정도가 다르다.(표)참조. 같은 세기라도

주파수가 높을수록 해롭다. 소리 파장이 짧아 사람의 귀에 들리지 않는 소음도 인체에

해롭다. 20㎐ 이하의 초저주파 소음도 혈압상승 등을 일으키는데 공장이나 비행장

부근에서 소리는 들리지 않지만 창문이 떨리는 경우이면 이에 해당한다. 소음은 소리전달시스템을

방해해 귀울림을 일으키기도 한다. 소음은 또 대표적 스트레스의 하나. 지난해 삼성생명공익재단

사회정신건강연구소에서 남녀 7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80% 정도가 소음 스트레스를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음은 소화기능을 떨어뜨리고 수면장애 불안장애 등을 일으키며

불임 성장장애 등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난청을 예방하려면〓가능한 한 시끄러운 곳을 피하는 것이 좋고 할 수 없이

시끄러운 곳에 갔다면 적어도 1시간 마다 10분씩은 조용한 곳으로 자리를 옮겨 귀를

쉬게 해줘야 한다. 직업상 시끄러운 곳에서 오래 근무하는 사람은 약국에서 귓구멍을

틀어막는 귀마개를 사서 낀다. 군인이나 예비군은 포나 총을 쏠 때 반드시 귀마개를

해야 한다. 항생제 해열진통제 이뇨제 말라리아치료약 결핵약을 먹을 때에도 난청이

생길 수도 있으므로 귀가 잘 안들리면 당장 의사와 상의해야 한다.

▽난청 악화를 막으려면〓청력이 떨어진 경증 환자는 감기에 걸렸을 때 비행기

여행을 삼가고 등산 스킨스쿠버 등을 피하는 게 좋다. 코를 세게 풀거나 소리를 크게

지르는 것, 무거운 물건을 드는 것도 피하며 술과 흡연을 삼가고 카페인음료는 먹지

않는다. 피로와 수면부족이 누적되면 청신경에 혈액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아 악화될

수 있으므로 조심한다.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환자도 청신경이 상할 수 있으므로

원인질환을 제대로 치료해야 한다.

◇소리의 단위◇ 소리엔 높낮이와 세기가 있다. 소리가 높다는 것은 음파의 진동

수가 많다는 뜻이고 그 단위는 헤르츠(㎐). 사람은 20∼2만㎐의 소리를 들을 수 있고

200∼6100㎐의 소리로 대화를 나누며 3000㎐ 부근의 소리를 가장 잘 듣는다. 코끼리는

20㎐ 이하의 초저음파, 박쥐는 2만㎐ 이상의 초음파로 의사소통을 한다. 소리의 세기를

나타내는 단위는 데시벨(㏈). 그런데 ㏈도 종류가 많다. 난청도를 정확히 잴 때엔

㏈HL 을 이용하는데 이는 청력이 정상인 20세 남녀가 각 주파수 별로 들을 수 있는

가장 작은 소리를 0으로 정한 것. 주파수별 음의 세기인 셈이다.

반면 ㏈ SPL 은 주파수에 관계없이 소리의 압력을 절대 수치화한 것. 압력에 가중치를

두는 방법에 따라 A B C의 세 종류가 있으며 보통 소음의 기준으로 삼는 것은 ㏈A.

사람의 귀는 6㏈ 높아질 때마다 소리가 2배 크게 들린다. 따라서 기준 ㏈보다 6㏈이

높으면 소리는 2배, 12㏈이 높으면 4배, 18㏈이 높으면 8배 크게 들린다. 1㏈A(이하

㏈로만 표기)는 마룻바닥 1m 위의 생쥐 오줌 한방울이 바닥에 부딪혀 나는 소리.

가을날 나뭇잎이 살랑거리는 소리는 10㏈ 이다.

연인이 귀엣말을 속살일 때는 40㏈, 조용한 찻집에서 서로 대화를 나눌 때는 55∼60㏈

이다. 80∼90㏈ 이상이면 불쾌하거나 귀에 무리가 올 수 있다. 전자오락실과 PC방은

85, 영화관 공사장 비행장 지하철역 등은 90, 노래방 공장 체육관 등은 100㏈까지

올라간다. 나이트클럽이나 사격장의 소음은 115㏈나 되며 워크맨의 소리도 115㏈까지

올라간다. 귓전에서 쏜 총소리는 160㏈까지 되므로 한번에 청신경을 망가뜨릴 수도

있다. 한편 기네스북에 오른 코골이 기록은 스웨덴의 카레 월커트가 1993년 세운

93㏈. 이전까지 챔피언이었던 영국의 멜 스위처는 92㏈. 그의 코고는 소리는 18바퀴

트럭이 굴러갈 때 내는 운전음과 비슷했지만 그의 아내는 “자는데 지장없다”고

대답.

그러나 부인은 병원 검사 결과 한쪽 귀가 먼 것으로 밝혀졌다. 스위처는 “69년

이후 이웃에서 8가구가 견디다 못해 이사갔는데 끝까지 침실을 지키고 있는 아내가

대견하다”고 말했다.

    이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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