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도 ‘주의력 결핍 장애(ADHD)’ 많다

“어른에게도 ‘주의력결핍 과다행동장애’(ADHD)가 있다는 말을 들어보셨나요?”

어린이에게 ADHD 환자가 많다는 얘기는 잘 알려져 있는 편이다. 이들은 한 가지 일에 몰두하지 못하는데다 놀이에서 순서나 규칙을 지키지 않고 제멋대로 행동하며 다른 사람을 귀찮게 해 ‘왕따’가 되곤 한다.

그러나 ‘어른 ADHD 환자’는 생소하다. 실제는 어른도 2% 정도가 ADHD 환자. 어린이 ADHD 환자는 80%가 남자이지만 성인 ADHD 환자는 남녀 비가 거의 같은 것도 특색.

어린이 ADHD 환자의 절반은 청소년기에 들어서면서 증상이 사라지지만 세 명 중 한 두 명은 성인이 돼도 증상이 지속된다. 특히 어린이 ADHD의 과잉행동과 충동성은 나이를 먹으면서 사라지지만 주의력 부족의 문제는 거의 사라지지 않는다.

▽어른 ADHD 환자도 왕따당한다〓어른 ADHD 환자도 어린이 환자와 마찬가지로 한 가지 일에 집중하기 어렵다. 외부 자극이 조금이라도 있거나 아니면 스스로 온갖 생각에 빠져 쉽게 산만해진다. 한꺼번에 여러가지 일에 관여하고 툭하면 실수를 저지른다. 한가지 일에 쉽게 싫증내고 물건을 잘 잃어버리며 시간관념이 없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일단 어떤 일에 집중하기 시작하면 완전히 몰입상태에 들어가기도 한다.

또 매사에 안달복달해 호들갑스럽게 보이며 일을 실패하거나 지연되면 못 참는다. 식당에서 음식이 늦게 나오거나 건널목에서 신호등이 늦게 바뀌면 고통스럽고 화가 난다. 남의 일에 잘 참견하며 혼자 있지 못하고 수다스러워 ‘왕따 족’이 되기 쉽다. 한편으로는 상대방 얘기를 귀기울여 듣지 않기 때문에 건방지고 자기 중심적으로 보인다.

▽경증과 중증〓가벼운 환자는 자기 증세를 스스로 조절한다. 한꺼번에 여러 가지 일에 집중하는 ‘병행업무수행’(multitasking)은 현대사회에서 재능으로 간주되기도 한다. 때문에 어른 ADHD 환자 중엔 한꺼번에 여러 가지 일에 집중하며 일을 성취시키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많은 환자는 ‘자기 조절’이 짐이 된다. 긴 회의를 참고 견디며 남이 말하는 것을 방해하지 않을 수는 있지만 자기 조절에 너무 많은 에너지를 사용하느라 회의 내용이나 다른 사람이 말한 내용에는 신경 쓸 수가 없다.

ADHD환자의 약 50%가 알코올중독에 걸린 적이 있고, 약물남용 환자의 25%정도가 ADHD 환자라는 연구결과도 있다. 약물 남용은 환각증세를 즐기기 위한 특별한 마약 중독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ADHD의 증세를 누그러뜨려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고 생각을 맑게 해주는 약에 대한 집착과 중독증을 뜻한다.

▽약물 치료〓ADHD환자는 대부분 정신흥분제인 리탈린(Ritalin)을 복용해 주의집중력을 호전시킬 수 있다. 다른 치료제로는 ‘3환계 항우울제’(tricuclic antedepressants)와 부프로피온 등이 있다. 이런 약들은 각각 부작용이 있으며 모든 사람들에게 똑같이 효과적인 것은 아니다.

최근엔 뇌의 니코틴수용체와 관련된 약을 개발하려는 연구가 활발하다. 주의력결핍 과다행동장애와 니코틴 간에는 많은 관계가 있음이 발견됐다. 임산부가 흡연 습관이 있는 경우 아이가 ADHD에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 동물 실험 결과 임신부의 흡연이 ADHD의 원인으로 제시됐고 ADHD청소년은 정상적인 청소년보다 두 배 이상이나 흡연을 많이 한다고 한다.

최근 스탠퍼드대에서 기능자기공명영상(fMRI)를 통해 ADHD를 진단하는 방법을 개발했다고 발표했지만 아직 검사실에서 정확히 환자인지 아닌지를 감별하는 진단법은 없다. 의사는 문진과 증세를 종합해 병을 알아낸다.

    이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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