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염병 정복의 역사

1980년 세계보건기구(WHO)는 제33차 총회에서 “지구상에서 천연두가 완전히 없어졌다”고 선언했다. 77년 소말리아에서 마지막 환자가 발견된 뒤 환자가 보고 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당시 인류는 ‘세균학의 승리’라며 들뜬 분위기였다. 그러나 90년대 들어 구 소련에서 붕괴 전까지 천연두 바이러스를 생물무기로 개발하고 있었다는 폭로가 나오자 사람들은 경악했다.

인류는 전염병을 정복하기 위해 온갖 힘을 쏟았지만 19세기 현미경과 세균학이 등장하기 전까지의 연구는 미미했다. 1798년 영국 시골의 개업의 에드워드 제너가 소젖을 짜는 여성들이 천연두에 걸리지 않는 것을 보고 우두를 백신으로 개발한 것이 고작이었다.

19세기 후반까지 사람들은 전염병이 사람의 시체에서 옮는다는 ‘장기설’을 ‘감염설’보다 더 신뢰했다. 심지어 1883년 로버트 코흐가 콜레라균을 발견했을 때에도 ‘유식한 의사’들은 감염설을 부정했다.

그러나 19세기말 과학의 잇따른 성과로 감염설이 설득력을 갖게 됐다.

지난 천 년 중 마지막 100여년 동안 인류는 바이러스와 세균에 대해 어섯눈을 뜬 것이었다.

1880년 노르웨이의 한센이 나균을 발견한데 이어 1909년 결핵예방백신이 개발됐고 1928년 강력한 항생제인 페니실린이 탄생했다. 소아마비백신 홍역 간염백신 등 수많은 백신이 개발돼 현재 ‘백신의 황금시대’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이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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