쓴맛에 민감하면 코로나 덜 걸린다? (연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쓴맛을 예민하게 느끼는 사람은 코로나 19에 덜 거리거나, 걸리더라도 가볍게 앓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배턴 루지 종합 의료센터 연구팀은 코로나 19에 감염되지 않은 1,935명을 대상으로 미각 시험을 진행했다. 쓴맛을 느끼는 정도에 따라 민감, 중간, 둔감 등 세 그룹으로 나눴다.

석 달 후, 대상자 중 266명이 코로나 19에 감염됐다. 이 가운데 쓴맛에 민감한 그룹은 15명에 불과했다. 나머지 251명(94%)은 중간 그룹이거나 쓴맛을 거의 못 느끼는 둔감 그룹이었다.

또 감염자 중 55명이 입원이 필요한 중증이었는데 이 가운데 47명(86%)은 둔감 그룹이었다. 감염 후 회복 기간의 차이도 컸다. 둔감 및 중간 그룹은 각각 23.5일과 13.5일에 달했으나, 민감 그룹은 5일에 불과했던 것.

쓴맛에 대한 민감성은 유전에 따른다. 부모 양측으로부터 관련 유전자(T2R38)를 물려받은 사람은 쓴맛에 매우 민감한 ‘슈퍼테이스터(Supertaster)’가 된다. 이 유전자는 미각뿐만 아니라 면역 체계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연구를 주도한 이비인후과 헨리 바함 박사는 “부모 한쪽으로부터 이 유전자를 물려받은 중간 그룹은 코로나 19에 걸렸을 때 가볍거나 중간 정도의 중증도를 보이지만, 유전자를 아예 물려받지 못한 둔감 그룹은 중증을 보여 입원할 위험이 크다”고 말했다.

미국 존스 홉킨스 보건안전센터 어메시 아달자 박사는 이번 연구에 대해 “코로나 19의 미스터리를 푸는 데 도움이 될뿐더러 임상에서도 유용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앞으로 의료현장에서 코로나 환자를 집중치료시설에 입원시켜야 할지, 귀가시켜도 좋을지 판단하는 데 도움을 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Association Between Bitter Taste Receptor Phenotype and Clinical Outcomes Among Patients With COVID-19)는 미국의학협회 저널 ‘JAMA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이 싣고, ‘워싱턴포스트’가 소개했다.

    이용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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