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꼬대에 뒤척임까지…’수면 이혼’ 해야 할까?

[사진=undefined undefined/gettyimagesbank]
두 사람이 한 침대를 공유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이로 인해 ‘수면 이혼’, 즉 각방 쓰기를 고민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수면 이혼은 부부가 잠을 자는 동안 떨어져 지내는 것으로, 각방 쓰는 생활과 그 의미가 비슷하다. 단, 하루 종일 각방에서 완전히 분리된 생활을 한다기보다는, 수면 시간에만 이처럼 각자의 시간을 갖는 것을 말한다.

예전에는 부부가 한 침대를 공유하는 일이 미덕처럼 여겨졌다. 하지만 이는 수면의 중요성을 크게 인지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제 과학은 잠을 식습관, 신체활동 등과 같은 위치에 두고 그 중요성을 논한다. 건강하게 먹고 규칙적으로 운동해야 하는 것처럼 잠도 잘 자야 한다는 것.

어떠한 환경에서도 숙면을 취하는 남녀가 만나 부부가 됐다면 다행이지만, 안타깝게도 상당수의 사람들은 침대를 공유하며 수면의 질이 떨어지는 경험을 한다.

함께 덮고 자는 이불이 한 사람에게는 포근하게 느껴져도 다른 한 명에게는 덥게 느껴질 수 있고, 서로 선호하는 침실의 온도와 습도 역시 다를 수 있다. 코를 골거나, 이를 갈거나, 잠꼬대를 하는 파트너로 인해 잠이 깨기도 한다. 하지 불안 증후군 등의 질환으로 수시로 몸을 뒤척여야 하지만 배우자가 잠이 깰까봐 억지로 참기도 한다.

잠을 자고 일어나는 수면 사이클 역시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부부 중 한 명은 아침형 인간이고, 다른 한 명은 저녁형 인간이면 각자 자고 일어나는 시간이 다르다. 또한, 눈을 뜨자마자 커튼을 열고 밝은 빛을 받고 싶은 사람도 있지만, 은은한 조명으로 빛에 적응하는 과도기적인 시간을 갖기를 원하는 사람도 있다.

이처럼 서로 다른 수면 패턴과 생활 패턴을 가진 두 사람이 한 침대를 공유하고 맞춰나가는 과정은 쉽지 않다. 상대방의 수면 습관에 불만이 쌓이다보면, 결국 둘 사이의 관계가 나빠지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캘리포니아대학교 버클리 캠퍼스 연구팀이 ‘사회 심리학과 성격 과학(Social Psychological and Personality Science)저널’에 발표한 논문에 의하면 파트너로 인해 수면의 질이 떨어지면, 실질적으로 둘 사이에 갈등이 발생하는 빈도가 늘어난다.

수면 사이클은 우리 몸에 내장된 장치처럼 생각하면 된다. 내 의지로 쉽게 바꿀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상대가 지속적으로 나의 수면을 방해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면 수면 이혼에 대한 진중한 고민과 대화가 필요하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합의를 잘 이루어나가는 과정이다. 사회과학자인 웬디 M. 트록셀 박사에 따르면 수면 이혼은 둘의 관계에 해가 되기보다 득이 된다는 점을 부부가 함께 잘 인지할 수 있어야 관계가 소원해지지 않는다.

만약 따로 잘 수 있는 여분의 방이 없다면, 퀸이나 킹 사이즈의 침대를 공유하기보다 싱글이나 슈퍼싱글 침대를 두 개 두고, 침대만이라도 각자 따로 쓰는 방법이 있다. 이를 통해 적어도 뒤척임으로 인한 불편이나, 이불 공유로 인한 불편 등은 줄일 수 있다.

수면 이혼이 부부의 육체적 친밀도를 떨어뜨리지 않을까 의문을 갖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전문가들은 오히려 두 사이의 친밀도가 높아지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항상 붙어 있는 것보단 따뜻한 온기가 필요할 때 함께 있는 선택을 하는 것이 더욱 친밀해질수 있는 방법이라는 설명이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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