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가 아이들 늦되게 하나?

[사진=JNemchinova/gettyimagebank]
마스크를 쓴 상태에서는 어른도 상대방의 표정을 읽기 어렵다. 사회화가 덜 된 아이들은 오죽할까.

캐나다 토론토 대학교의 응용 심리학자 리강 교수는 미국 ‘뉴욕 타임스’에 아이들이 마스크로 인해 세 가지 곤란에 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첫째, 12세 미만 어린이라면 상대방을 알아보는 것 자체가 힘들 수 있다. 둘째, 상대의 감정을 인식하고 적절하게 반응하는데, 즉 사회적 상호 작용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우리는 대개 얼굴 근육을 통해 감정을 표현하는데, 그 근육이 마스크로 인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셋째, 언어 능력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의사 소통이란 소리뿐 아니라 시각 정보에 의존하는 부분이 크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사태로 학교가 됐든 놀이방이 됐든 온종일 마스크를 쓰고 지내야 하는 상황. 그렇다면 아이들의 소통 능력에 문제가 생기는 건 아닐까?

예일 대학교 아동 연구 센터의 데이비드 르코비치 박사에 따르면, 아기들은 생후 6~8개월쯤 옹알이를 시작함과 동시에 상대방을 보는 방식이 달라진다. 말을 배우기 위해 눈 대신 입에 집중한다는 것.

르코비치 박사는 그러나 “마스크로 인해 아이들에게 심각한 문제가 생기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측한다. 시각 정보를 얻고 해석하는 훈련은 집에서 부모 등 보호자의 맨얼굴을 접하는 걸로 충분하다는 것. 그는 오히려 아이들이 소통 과정에서 창의력을 발휘하고, 더 풍부한 제스처를 개발할 가능성을 기대한다.

홍콩 과학 기술 대학교의 발달 심리학자 에바 첸 교수도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마스크를 쓴 어른들에 둘러싸여 자란다고 해도 아이들은 사회적 표현을 습득하고 결국 능숙해지리라는 것.

듀크 대학교의 신경 과학자 사라 게이더 교수 역시 “아이들은 얼굴 전체가 아니라도 사람들의 눈을 보면서, 또 목소리를 들으면서 거기 깃든 감정을 이해하게 되리라” 장담한다. 아이들의 유연성, 가능성을 믿으라는 것. 단 아이들이 소통에 통달할 때까지는 부모와 교사가 충분한 몸 동작과 함께 분명한 표현으로 아이들을 도울 필요가 있다.

    이용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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