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하면 왜 더 피곤해질까?

[사진=fizkes/gettyimagesbank]
피로는 우울증의 흔한 증상 가운데 하나다. 우울할 때 특히 더 피곤하다고 느끼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울하면 에너지를 많이 소진하게 된다. 이로 인해 정신적 피로는 물론 신체적 피로도 증가하게 된다.

슬픈 감정이나 외로운 감정에 빠져들수록 피로는 더 심해지고, 잠을 제대로 못 자는 것도 악화되는 원인이 된다. 불안 심리 때문에 제대로 잠들기 어렵고 자는 동안에도 숙면을 취하지 못해 피로가 회복되지 않는다.

우울증은 도파민, 노르에피네프린, 세로토닌과 같은 뇌의 신경전달물질과 연관이 있다. 이러한 신경전달물질은 에너지 수치, 수면, 식욕, 의욕, 즐거움 등을 조절하는데 중요한 기능을 하기 때문에 우울증으로 이러한 물질들이 제대로 분비되지 않으면 피곤해지게 된다.

하버드대학교 의과대학 회보에 실린 연구에 의하면 우울증은 유전적 요인, 의학적 컨디션, 스트레스를 일으키는 사건, 뇌의 화학물질 등이 다양하게 연계된 복합질환이다. 건강한 사람들이 일상에서 느끼는 피곤과 우울로 인한 피곤을 서로 구분하기 쉽지 않은 이유다. 우울증으로 찾아온 피로를 일상에서 느끼는 흔한 피로로 착각하기 쉽다는 것이다.

◆ 우울해서 피곤한 건지, 일반 피로인지 어떻게 구분할까?

우울로 인한 피로와 일반적인 피로 모두 에너지 저하, 의욕 감소, 쾌감 상실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한 가지 구분 가능한 요인이 있다면 활동에 참여하고 싶은 욕구다. 단순히 피곤한 사람들은 피로를 회복한 뒤 다시 일상 활동으로 복귀하고 싶어 하지만 우울증이 있는 사람은 이러한 활동 자체에 거의 흥미를 느끼지 못한다.

침체된 기분 상태가 유지되는 기간도 중요하다. 잠을 잘 자고 난 뒤 혹은 충분히 휴식을 취한 뒤 에너지가 향상되고 기분이 좋아진다면 단순 피로다. 하지만 잠을 자고 일어난 뒤에도 또 다시 피로감을 느낀다면 우울감이 피로의 원인일 수 있다.

우울로 인한 피로는 모든 순간 스며들 수 있다. 신체적으로는 먹기, 샤워하기, 옷 입기 등 매일의 일상적인 일조차 하기 힘들어질 수 있다. 몸이 무겁게 느껴지고 행동이 굼뜨게 된다. 인지적인 관점에서는 집중하기, 정보 처리하기 등의 작업에 지장이 생겨 일을 원만하게 수행하는데 어려움이 생긴다. 감정적으로는 직장 동료나 친구, 심지어 가족과의 감정적 교류에 어려움이 발생해 점점 더 외로워지거나 절망감을 느낄 수 있다.

◆ 우울증이 있을 때 잘 자려면?

적정 수면 시간은 하루 7시간 정도다. 하지만 우울증이 있는 사람은 7시간의 수면이 어려운 과제다. 잠들기 어려울 뿐 아니라 깨지 않고 연속적으로 자는데도 어려움을 느낀다. 하지만 수면 시간은 피로를 회복하는 시간이기 때문에 잠을 제대로 자야만 피로를 풀 수 있다.

밤잠의 질이 떨어지면 오후 시간 자꾸 졸음이 쏟아지고 낮잠을 자게 되는데 이는 다시 밤 시간 수면을 방해하는 원인이 된다. 우울증이 있는 사람은 가급적 활동하는 낮 시간대 잠을 자지 않고 깨어있으려는 노력을 통해 수면 패턴을 개선해나가야 한다. 잠이 안 오더라도 매일 일정 시간 눕고 동일한 시간에 일어나는 수면 스케줄을 유지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잠들기 전 술에 의존한다거나 스마트기기를 무의미하게 스크롤링하는 하는 시간도 줄이는 것이 좋다. 특히 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다른 사람들의 사진이나 일상을 보는 것은 더욱 기분을 우울하게 만들고 잠을 방해할 수 있다. 스크린의 불빛 역시 잠을 자는데 도움을 주는 멜라토닌의 생성을 방해한다.

만약 이러한 전략을 썼음에도 불구하고 수면의 양질이 향상되지 않고 우울감이 깊어진다면 수면 전문의를 찾아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피로가 우울증과 연관된 것인지, 혹은 다른 약물 부작용 때문인지, 혹은 또 다른 원인질환이 있는 것인지 등의 여부를 체크해보아야 한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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