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력 자랑했다가는… 중년들의 등산, 왜 위험할까

[사진=shutterstock]

최근 등산을 즐기는 사람들이 크게 늘고 있다. 단풍을 즐기면서 건강도 챙길 수 있는 일석이조의 운동이다. 등산은 심혈관과 폐의 기능 향상에 도움이 되고 근력운동의 효과도 낼 수 있다.

하지만 등산이 오히려 ‘독’이 되는 경우도 있다. 특히 몸의 변화가 두드러지는 중년은 무리한 산행으로 건강을 해칠 수 있다. 40~50대는 고혈압, 당뇨병, 심장병이 진행되고 있어도 이를 모르는 경우가 많다.

무릎관절이 좋지 않은 사람은 등산을 조심해야 한다. 산을 오르내릴 때는 체중 5배의 하중이 무릎에 가해진다. 특히 양쪽에 스틱도 없이 산을 내려오면 무릎관절에 탈이 나기 쉽다.  관절의 퇴행이 시작되는 중년이 단체 산행 시 앞서가는 사람들을 무리하게 따라가다가 무릎이나 발목 부상을 입을 수 있다.

이미 퇴행성관절염이 진행되고 있다면 등산 뿐 아니라 빨리 달리기, 계단오르내리기 등 무리한 관절운동을 피해야 한다. 한혁수 서울대학교병원 교수(정형외과)는 “퇴행성관절염이 앓고 있는 사람은 평지를 걷는다든지 아니면 실내자전거, 물에서 하는 운동 등이 도움이 된다”고 했다.

산에서 가파르게 내려오는 동작은 목 건강에도 나쁘다. 장시간 아래를 쳐다보면서 조심스럽게 내려오면, 목에 무리한 힘이 가해진다. 평소에도 스마트폰을 보면서 목을 오래 숙이는 자세가 일상화된 사람은 더욱 유의해야 한다.

평소 허리 건강이 좋지 않은 사람도 산행을 주의해야 한다. 울퉁불퉁한 길을 걷거나 경사면을 오르내리는 운동은 허리에 부담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등산 대신 숨이 찰 정도의 속도로 일주일에 4~5일, 하루 30분 이상 평지를 걷는 것이 좋다.

요즘 ‘당뇨 대란’을 걱정할 정도로 당뇨병이 급증하고 있다. 당뇨병 환자의 경우 등산 시 세심한 준비가 필요하다. 공복 상태나 식사 전에 장시간 운동을 하면 저혈당이 발생할 수 있다. 등산 후 인슐린 저항성이 감소되고, 근육 내로 포도당이 급속히 들어가기 때문이다.  등산 전 혈당이 100 mg/dl 이하로 낮으면 15~30g 정도의 탄수화물을 미리 섭취해야 한다. 등산 중 힘이 들면 30분에 한 번 정도 사탕, 초콜릿 등을 먹어야 한다.

당뇨병 환자이거나  심뇌혈관이 좋지 않은 사람은 비상 상황을 대비해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과 등산을 함께하는 것이 좋다. 쌀쌀한 새벽에 혼자 산행에 나섰다가 쓰러질 경우 생명까지 잃을 수 있다. 당뇨 환자는 발에 상처가 생기면 궤양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등산화도 잘 골라야 한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이 국립공원에서 발생한 사망사고의 유형을 조사한 결과, 심장질환에 의한 사망사고가 약 50%로 가장 많았다. 안전한 산행을 위해 심장질환자는 자신의 체력에 비해 난이도가 높은 등산은 피하고 심장에 무리가 가는 산행은 삼가야 한다.

중년은 운동을 해도 무리를 하지 말아야 한다. 등산 모임에서 체력 자랑을 하다가는 위험에 빠질 수 있다. 회복되더라도 큰 후유증에 시달릴 수 있다. 중년들의 등산은 안전하고 건강하게 마치겠다는 각오가 중요하다.

    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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