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글라스 색 짙을수록 자외선 차단에 유리할까?

[사진=Deagreez/gettyimagebank]
햇볕이 쨍한 날 외출할 때 얼굴에 선크림을 바르거나 팔에 토시를 끼우는 등 채비를 하는 건 주로 피부 때문이다.

검게 그을리는 게 싫다는 미용상의 이유가 크고, 자외선이 피부암을 일으킬지도 모른다는 걱정에서다.

그러나 햇볕이 손상하는 건 피부뿐만이 아니다. 자외선은 눈의 수정체 속 단백질을 변성, 백내장을 일으키거나 망막에 도달해 황반 변성을 유발할 수 있다.

황반은 시각세포와 시신경이 집중된 부위로 시력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황반이 장기간에 걸쳐 자외선에 노출되면 변성이 일어나고 시각 장애가 생길 수 있다. 황반 변성은 노화로 인한 시력 상실의 주요 원인이다.

그 밖에 눈이 자외선에 짧은 기간 집중적으로 노출되면 ‘광 각막염’이 생겨 단기 시력 상실을 겪을 수도 있다.

햇볕에 의한 안구 손상은 특정한 상황에서 더 심각해진다. 눈 내린 평원이나 고산지대 같은 극한 지역은 말할 것도 없고, 맑은 날 장시간 배를 타거나 운전을 하는 것도 위험하다.

하버드 대학교 의대 스티븐 포스터 교수는 “평상시의 두 배에 달하는 자외선이 눈으로 침투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선글라스를 쓰면 이런 걱정을 덜 수 있다. 다만 색이 짙다고 해서 자외선을 잘 차단하는 게 아니라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미국 안과학회 대변인 레베카 테일러 박사는 “자외선 A와 B를 99~100% 차단할 수 있는 제품을 고르는 게 중요하다”면서 “선글라스를 살 때 자외선 차단 표시를 확인하라”고 조언했다.

예컨대 ‘UV 400’ 표시는 자외선을 100% 차단하는 제품이란 의미다.

자외선 차단 기능 없이 색만 짙은 선글라스는 위험하다. 눈에 들어오는 빛이 적어 동공이 커지기 때문에 오히려 더 많은 자외선에 노출될 수 있다.

렌즈 크기는 클수록 좋다. 알이 작으면 렌즈 주변으로 침투하는 자외선에 안구가 노출되기 때문이다.

한편 선글라스 착용이 숙면을 방해할 수도 있다. 눈으로 받아들이는 빛의 양은 신체의 수면 리듬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포스터 교수는 “아침에 자연광을 충분히 받아야 신체 시계가 제대로 작동할 수 있다”면서 “오전 9~10시까지는 아직 자외선이 강한 시간이 아니기 때문에 선글라스를 쓰지 않는 게 바람직하다”고 충고했다.

    이용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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