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체트병 형제의 가슴 아픈 선택…조기 치료 중요

[사진=베체트병의 발병기전. 대한류마티스학회 제공]
희귀질환인 ‘베체트병’을 앓고 있던 형제가 자살을 시도한 안타까운 사건이 일어났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조기 진단과 치료로 극복 가능한 병이라는 사실을 환자들이 인지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전했다.

지난 17일 베체트병 환자인 형제가 병을 비관해 자살을 시도했다. 이로 인해 형은 목숨을 잃었고 동생은 부상을 입었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형제는 베체트병으로 투병 생활을 하면서 힘들어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시각 장애인인 형제가 시력을 상실한 원인도 베체트병의 합병증으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베체트병은 흔한 질환이 아니다. 류마티스 희귀 난치질환으로, 반복되는 다발성 구강궤양, 피부병변, 성기 부위 궤양, 눈의 염증인 포도막염이 주요 증상이며 위장관, 혈관, 신경, 관절 등도 침범할 수 있는 전신 질환이다.

가장 대표적인 증상은 다발성 구강궤양으로, 구강 점막이나 혀에 발생해 보통 2주 정도 지나면 낫는다. 구강궤양이 자주 반복되면서 피부에 농포나 홍반성 결절, 성기 궤양, 눈의 염증이 동반되면 베체트병을 의심하고, 류마티스내과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눈부심이나 눈의 충혈, 안구 통증이 동반된다면 포도막염이 있을 수 있으니 안과 진료도 받아야 한다. 포도막염은 베체트병 환자의 30~70%에게 나타나는데, 국내 환자는 외국보다 빈도가 적어 20~30%에서 발생한다. 눈의 염증 분포에 따라 전방 포도막염, 후방 포도막염으로 나뉘며 후방 포도막염은 치료를 잘 받지 않으면 실명으로 이어질 수 있다.

국내의 주요 실명 원인의 하나가 베체트병으로, 젊은 남성은 특히 예후가 좋지 않다. 하지만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면 보통 시력 상실까지 진행되지는 않는다. 치료는 스테로이드나 콜히친 등으로 진행하지만, 치료 반응이 없을 땐 면역조절제나 TNF 억제제 같은 생물학적 항류마티스약물을 사용하기도 한다.

베체트병의 중증도는 다양한데, 심각하면 치명적인 증상과 합병증을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가벼운 증상을 보이는 사례도 많고, 조기에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으면 대부분 장기간 안정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대한류마티스학회 박성환 이사장은 “약물을 포함한 다양한 치료법으로 심한 포도막염을 비롯해 베체트병의 다양한 증상을 충분히 조절하고 관리할 수 있다”며 “희귀 난치질환이지만 조절·관리가 가능한 질환이라는 점에서 베체트병에 대해 정확히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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