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 환자의 임플란트 성공 가능성 높아졌다”

[사진=Mila Larson/shutterstock]
국내 연구진이 당뇨 환자의 임플란트 시술 성공률을 높일 실마리를 찾았다.

임플란트 치료의 성공 여부는 수술 후 주변 뼈 형성과 유착에 달려있다. 뼈가 잘 자라나 단단히 붙어야 삽입한 임플란트가 고정돼 치아의 기능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반 성인은 임플란트 성공률이 95%에 가깝지만, 당뇨 환자는 치료 성공을 기대하기 어려웠다.

연세대학교 치과대학병원 치과보철과 이재훈 교수팀은 HIF-1α라는 전사인자의 역할에 주목했다. HIF-1α는 사람의 몸에서 기인한 전사인자로 골절이나 뼈를 잘라내는 수술 후 치유되는 과정에서 발현돼 혈관 형성, 나아가 뼈의 형성을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

당뇨 환자는 HIF-1α의 발현이 안정적이지 못한데, 그 이유로 혈당이 꼽히고 있다. 혈당이 높아져 있으면 HIF-1α의 축적이 억제되기 때문에 혈당이 잘 조절되지 않는 당뇨 환자는 HIF-1α가 충분히 쌓이기 어렵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당뇨 환자의 체내에 HIF-1α가 필요한 양 만큼 축적되기 어렵다면 이를 외부에서 공급하는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가설을 바탕으로 연구에 착수했다.

이는 연구팀이 총 4개의 군으로 나누어 시행한 동물실험에서 확인됐다. 연구팀은 정상인 동물 군을 HIF-1α를 표면 처리한 임플란트를 심은 그룹과 일반 임플란트를 심은 그룹으로 나눴다. 당뇨를 앓고 있는 동물 군 또한 HIF-1α를 표면 처리한 임플란트를 심은 그룹과, 일반 임플란트를 심은 그룹으로 나눴다. 그 후 임플란트 표면 골 접촉과 골량을 살폈다.

임플란트 표면 골 접촉은 뼈와 임플란트가 접촉하고 있는 정도를 측정한 것으로 임플란트가 뼈와 얼마나 단단히 결합했는가를 보여주는 지표다. 골량은 임플란트 나사선 사이 뼈의 양을 분석한 것으로 임플란트가 얼마나 뼈에 안정적으로 지지되고 있는가를 보여준다.

그 결과, 정상 군과 당뇨 군 모두 임플란트에 HIF-1α를 표면 처리했을 때 뼈와 결합에 확연한 차이가 나타났다. 임플란트 표면 골 접촉을 분석했을 때, 정상 군에서 HIF-1α를 표면 처리한 임플란트를 심은 그룹은 55%, 일반 임플란트를 심은 그룹은 45%로 나타났다. 당뇨 군에서는 HIF-1α를 표면 처리한 임플란트를 심은 그룹이 38%, 일반 임플란트를 심은 그룹이 18%였다.

골량의 경우는 HIF-1α 표면 처리 여부가 당뇨 군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HIF-1α 표면 처리한 임플란트를 심은 당뇨 군의 골량은 47%, 일반 임플란트를 심은 당뇨 군의 골량은 28%로 나타났다. 정상 군의 골량은 HIF-1α 표면 처리와 관계없이 50%로 동일했다. 연구팀은 당뇨를 앓더라도 HIF-1α를 표면 처리 한 임플란트를 심었을 시 정상 군에 근접한 골량을 보였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동안 HIF-1α는 세포막을 투과해 핵에 도달하기 어려워 수술 이외의 방법으로는 전달이 거의 불가능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전달체에 HIF-1α를 연결해 세포핵까지 전달하는 단백질 전달기술 PTD(protein transduction domain)가 사용됐다. PTD는 세포막 투과가 어려운 약물 및 조절 단백질을 효과적으로 세포 내부로 전달해 타깃 유전자를 원하는 방향으로 발현시키는 방법으로, 주사 등을 통해 필요한 부위에 HIF-1α를 쉽게 전달할 수 있다.

이 교수는 “골 형성에 효과적인 전사인자를 쉽게 전달할 수 있는 방법까지 찾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당뇨를 앓는 분들도 성공적인 임플란트 치료를 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의학 관련 분자 학회지 ‘분자학(Molecules)’에 게재됐다.

    연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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