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할 때 비축하라”… 환자의 예후는 근력이 원천

[사진=ESB Professional/shutterstock]

건강한 사람도 언제든지 환자가 될 수 있다. 교통사고로 입원하면 장기간 누워 지내야 한다. 같은 병을 가진 환자라도 예후(치료 후의 경과)가 다르다. 몸의 저항력이 강한 사람은 당연히 높은 치료 효과를 보인다.

환자의 예후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근력이다. 근육의 힘이 탄탄하면 힘든 치료 과정을 잘 견디고 예후도 좋다. 근육이 울퉁불퉁 튀어 나올 정도의 근력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 몸의 활동에 필요한 적절한 힘을 주는 근육을 가져야 한다는 의미이다.

– 근력이 왜 중요한가

암 환자는 식욕을 잃기 쉬워 영양불량에 빠질 수 있다. 장기간 누워 지내니 운동은커녕 몸조차 가누기 어렵다. 못 먹고 몸을 움직이지 못하면서 근육의 감소가 빠르게 진행된다.

겉 보기에는 적정한 체형으로 보이지만 근육량과 신체 기능이 현저히 떨어져 있다. 암 환자가 감염, 설사, 골수억제 등 합병증을 겪는 것은 몸 안의 근육 감소가 큰 영향을 미친다.

건강한 사람이라도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근육이 감소한다. 중년 이후 근육량의 감소가 두드러지지만 30대부터 시작되는 사람도 있다. 나이와 함께 몸의 근육량이 줄어드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하지만 근감소증을 겪을 정도이면 건강을 크게 위협한다. 노인들이 밖이나 집안에서 넘어지는 낙상사고는 근감소증이 영향을 미친 경우가 많다. 근감소증은 전반적인 신체 기능을 저하시키기 때문에 특히 주의해야 한다.

– 암 환자의 근육 감소, 예후에 악영향

암 환자가 항암치료에 접어들면 구토나 식욕 부진으로 영양 섭취가 제대로 안 되는 경우가 많다. 먹지를 못하니 몸에 필요한 에너지가 부족해질 수밖에 없다. 이때 환자의 몸은 어떻게 에너지를 끌어다 쓸까?

영양소가 들어 오지 않으니 환자의 몸은 어쩔 수 없이 골격근에 있는 단백질까지 에너지원으로 사용한다. 골격근은 뼈에 붙어서 몸의 움직임을 담당하는 근육이다. 이 곳의 단백질까지 사용할 정도니 몸이 망가질 수밖에 없다.

송근암 부산대 의과대학 교수(소화기내과)는 “환자의 근육소모가 증가해 근감소증을 초래하면 암 치료에 나쁜 예후를 보인다”면서 “충분한 영양섭취와 함께 근육운동을 병행해 면역세포인 림프구의 활성으로 면역력을 올려야 한다”고 했다.

예후가 좋지 않은 대표적인 암인 췌장암은 환자의 50% 이상이 근감소증을 겪는다. 치료 과정이 까다로운데다 환자의 절반 이상이 근감소증까지 갖고 있으니 예후가 나쁠 수밖에 없다.

– 근력을 어떻게 향상시킬까?

암 치료에서 근감소증 예방이 매우 중요하다. 입원 전 근육이 풍부하면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다. 암에 걸리면 생존을 위해 운동을 해야 한다. 건강할 때 운동을 통해 근력이나 근육량을 미리 비축해 두는 것이 좋다.

근력 운동은 근육에 일정한 무게를 주는 운동이다. 점차 무게를 늘려 가면 근육의 힘인 근력이 강화된다. 근력 운동을 걷기나 달리기 등 유산소 운동과 병행하면 당뇨병 환자의 혈당 개선 효과에도 좋다.

돈 들이지 않고 안전하게 근력을 보강하려면 먼저 스쿼트를 생활화하는 것이 좋다. 스쿼트는 하체 부위의 근육을 단단하고 탄력 있게 만들어주는 운동이다.

양발을 어깨너비로 벌리고 양손을 가슴 앞 부분에 오도록 둔 뒤 마치 의자에 앉듯 무릎을 구부린 상태에서 엉덩이는 뒤로 빼고 가슴은 구부러지지 않도록 세우는 동작이다. 자세를 정확히 지키지 않으면 무릎 통증을 가져올 수 있으므로 정확한 자세를 익히고 교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몸의 균형과 중심을 잡아주는 런지 운동도 좋다. 한쪽 발은 앞으로, 반대쪽 발은 뒤로 뺀 다음 무릎을 구부리면 된다. 이때 앞발은 무릎의 각도가 90도가 되도록 구부리고 뒷발을 무릎이 바닥에 닿기 직전까지 구부려야 한다.

상체 근육 단련을 위해 팔굽혀펴기를 자주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팔굽혀펴기를 10번 이상 할 수 있는 남성은 심장병, 뇌졸중을 앓을  확률이 낮다는 연구결과도 최근 나왔다. 처음부터 무리할 필요 없이 점차 팔굽혀펴기 횟수를 늘려가는 게 좋다.

매일 계단을 자주 이용하면 따로 시간을 내지 않고 하체 근력 운동을 하는 셈이다. 직장인이라면 종일 앉아만 있지말고 계단을 오르면 기분 전환과 함께 근력을 보강할 수 있다.  근육을 키우면 평소 건강 유지에도 좋고, 아플 때  치료 효과를 높이는 장점이 있다.

    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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