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물 왜 문제인가…중금속, 위암 줄이는 방법은?

[사진=TMON/shutterstock]

오늘처럼 뜨끈한 국물이 생각나는 때도 없을 것 같다. 얼큰한 국물을 들이키면 추위에 시달린 몸이 금세 따뜻해지는 느낌이다. 국수나 짬뽕, 라면 등 면류를 먹을 때는 국물을 그냥 둘 수 없다. 된장국이나 찌개 등도 국물이 중심이다. 하지만 건강을 위해 국물을 절제해야 할 때가 된 것 같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는 면류(국수, 당면 등)를 대상으로 삶기 전후의 중금속 함량을 조사한 결과, 중금속 70% 정도가 면을 삶은 물에 녹아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24일 밝혔다.

국수는 끓는 물에서 5분간 삶았을 때 카드뮴이 85.7%, 알루미늄이 71.7% 정도 녹아 나왔다. 10분간 삶은 당면에서는 납 69.2%, 알루미늄 64.6% 가량이 국물에 녹아 있었다.

중금속이 우리 몸에 장기간 축적되면 신경계나 심혈관, 신장, 눈, 뇌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식품에 들어 있는 중금속은 물에 잘 녹는 반면, 기름에는 잘 용해되지 않는 특성도 확인됐다.

식약처는 “시중에 유통 중인 식품은 중금속 기준에 적합하고 안전한 수준이지만, 중금속 섭취를 줄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국수나 당면 등 면류는 물을 충분히 부어 삶은 후 면만 먹는 것이 좋다”고 했다.

국물을 장기간 과다 섭취하면 위암 발생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맛을 내기 위한 나트륨 함량이 많을 수 있기 때문이다.

외식 메뉴 가운데 나트륨 함량이 가장 높은 음식은 짬뽕, 우동 등 국물 음식이다. 식약처의 조사(2015년)에 따르면, 짬뽕 1000그램에는 4000밀리그램의 나트륨이 들어 있었다. 우동은 3396밀리그램, 간장게장(250그램)은 3221 밀리그램, 열무냉면(800그램) 3152 밀리그램, 김치우동(800그램) 2875밀리그램의 순이었다.

우리나라 국민의 하루 평균 나트륨 섭취량은 세계보건기구(WHO) 권고량의 2배에 이른다. WHO의 하루 평균 나트륨 권고량은 2000밀리그램이지만 한국인의 하루 평균 나트륨 섭취량은 4027밀리그램이나 된다.

위암이 국내 발생 암 1위인 것은 짜게 먹는 식습관과 관련이 깊다. 짠 음식을 즐기면 염분이 지속적으로 위 점막을 자극해 상처를 낸다. 발암 인자들이 침투하기 쉬운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찌개 등도 짜게 먹으면 위암, 고혈압 위험을 높일 수 있다. 미국 영국과 달리 일본이 위암 1위인 것은 국물, 절인 음식을 즐기는 식습관과 관련이 있다.

건강을 위해 나트륨 함량이 높은 국물 음식은 건더기 위주로 먹는 게 좋다. 하지만 실천이 쉽지 않다. 얼큰한 국물을 한 번에 들이키는 식습관을 갖고 있는 사람은 섭취량부터 줄여야 한다.

국물을 음료수처럼 들이키는 습관은 좋지 않다. 집에서 국물 음식을 만든다면 짜지 않게 해야 건강에 도움이 된다. 식습관은 어릴 때부터 형성돼 수십 년간 지속된다. 싱겁게 먹는 습관을 들이면 어른이 돼서 고혈압, 심장병, 비만 그리고 암으로 고생하는 확률이 줄어든다.

짠 국물을 적게 마시면 위암, 비후두암 위험을 줄일 수 있고 체내의 중금속 축적도 막을 수 있다. 평생 건강 관리는 사소한 식습관을 고치는 데서 출발한다.

 

    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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