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소식, 아침에 전달해야…왜? (연구)

[사진=eldar nurkovic/shutterstock]
누군가에게 나쁜 소식을 알려야 한다면 하루 중 언제가 좋을까? 이른 아침 혹은 늦은 저녁?

최근 연구에 따르면 오전 시간 좀 더 잘 대처할 가능성이 높다. 저녁은 아침보다 스트레스 대응 능력이 떨어진다는 것.

스트레스를 받아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수치가 증가하면, 혈액 내에서 에너지로 쓰이는 포도당 분비가 늘어난다. 포도당 분비가 증가하는 것은 스트레스 요인으로부터 ‘투쟁 혹은 도피’ 반응이 일어날 수 있도록 근육에 연료를 공급하는 과정이다. 이런 일련의 과정이 바로 ‘스트레스 반응’이다.

그런데 코르티솔 수치는 아침부터 밤까지 하루를 지나는 동안 점점 줄어드는 패턴을 보인다. 건강한 사람 기준으로 보통 아침에 가장 높고 이후 점점 줄어든다. 연령, 성별, 기분 상태 등도 코르티솔 수치에 영향을 미친다.

홋카이도 대학교 연구팀은 27명의 건강한 젊은 성인들을 모집했는데, 이들의 수면시간과 수면유형은 비슷했다. 수면유형은 ‘아침형 인간’과 ‘저녁형 인간’을 의미하는데, 이번 실험참가자들은 둘 중 어느 유형에도 속하지 않는 평균적인 수면 상태를 보였다. 실험참가자들 중 정신질환이나 수면장애, 호르몬 이상 등의 병력을 가진 사람들도 없었다.

실험참가자들은 본격적인 실험에 앞서 하루 동안 2시간에 한 번씩 타액 샘플을 채취 받았는데, 이는 이들의 시간대별 평균적인 코르티솔 수치를 평가하는데 사용됐다.

그 다음 실험참가자들은 두 그룹으로 나뉘어 한 그룹은 아침 기상 후 2시간 뒤, 나머지 한 그룹은 10시간이 지난 다음 스트레스 상황에 노출됐다. 사람들 앞에서 프리젠테이션을 하거나 암산을 하는 등의 방식으로 스트레스를 받은 것이다.

타액 샘플은 스트레스를 받기 전, 스트레스를 받은 직후, 그리고 이후 30분 동안 10분에 한 번씩 채취했다.

그 결과, 오전 시간 스트레스를 받았을 땐 통계학적으로 유의미한 수준의 코르티솔 수치가 증가했고, 저녁에는 수치 증가 정도가 약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시상하부, 뇌하수체, 부신피질 등 뇌의 세 영역이 저녁보다 아침에 격렬한 생리학적 스트레스 반응이 일어나도록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스트레스 반응은 정상적인 반응이다. 스트레스 반응이 크다는 것은 스트레스에 잘 대응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원시 인류는 맹수로부터 도망치거나 다른 부족과 싸우기 위해 스트레스 반응을 일으켰다. 위기에 대처하는 방법이란 것. 즉 스트레스 반응이 큰 아침 시간, 스트레스에 좀 더 능숙하게 대처할 수 있을 것이란 의미다.

이런 내용(Hypothalamic pituitary adrenal axis differentially responses to morning and evening psychological stress in healthy subjects)은 신경정신약리학저널에 2018년 11월 발표됐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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