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사자가 기증한 자궁으로…첫 출산 성공

[사진=Kwangmoozaa/shutterstock]

사망한 여성의 자궁을 이식받은 여성이 건강한 아기를 출산했다.

자궁 이식은 그리 새로운 일이 아니다. 지금껏 39건이 성공했고, 11명의 아기가 태어났다. 그러나 사망한 여성의 자궁을 받아 출산에 성공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산모는 32세의 브라질 여성. MRKH 증후군(Mayer-Rokitansky-Kuster-Hauser syndrome)이었다. 4500명 중 한 명 꼴로 나타나는 희귀 유전 질환이었다. 난소와 질은 있으나, 자궁이 없었다.

세 아이의 어머니였던 45세 여성이 뇌출혈로 숨지면서 그녀에게 자궁을 기증했다. 이식 수술에는 열 시간이 걸렸다. 그녀는 몸이 새로운 장기를 공격하지 않도록 면역 시스템을 약화시키는 약물을 복용했다.

6주 후에 월경이 시작되었고, 7개월 뒤에는 수정란 착상에 성공했다. 그녀의 난자를 이용해 체외 수정으로 만들어진 수정란이었다. 그리고 지난해 12월 15일, 임신 35주 만에 몸무게 2.5킬로그램의 딸을 출산했다.

의료진은 제왕절개 수술을 하면서 이식한 자궁을 제거했다. 산모는 면역 억제제 복용을 중단했고, 아기는 돌을 앞둔 이제껏 건강하게 자라고 있다.

일련의 과정을 총괄한 브라질 상 파울로 대학교의 산부인과 교수 다니 예젠버그 박사는 “자궁을 기증할 가족이나 친지를 찾는 것은 너무나 어려운 일”이라면서 “우리의 성공은 자궁이 없거나 또는 자궁을 잃은 환자들에게 커다란 희망이 될 것”이라 자평했다.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의 스르잔 사소 박사는 “만약 죽은 사람에게 자궁을 받을 수 있다면 잠재적인 기증자는 늘어나고, 비용은 낮아지고, 수술 도중에 기증자가 위험해질 가능성은 줄어들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번 논문(Livebirth after uterus transplantation from a deceased donor in a recipient with uterine infertility)은 의학저널 ‘랜싯(The Lancet)’에 실렸으며 영국의 BBC, 미국의 타임 등에 보도되었다.

    이용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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