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인기 예능 한 번에 아이코스 판매 급증?

[사진=2013~2017년 일본 전자담배 관련 구글 키워드 검색량 추이 변화]
일본 담배 규제 전문가가 일본 내 전자 담배 ‘아이코스’ 사용량 증가에 인기 예능 프로그램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주장했다.

지난 2016년 4월 28일, 일본 최고 인기 예능 ‘아메토크(アメトーーク)’는 ‘최신! 연예인 담배 사정(最新!芸人タバコ事情)’ 편을 통해 미국 필립모리스의 전자 담배 ‘아이코스’를 예능 콘텐츠로 활용했다.

해당 방송은 ‘아이코스’ 애연가 6명을 포함한 예능인 10명을 초청, 아이코스 피우는 법, 흡연 내력, 금단 증상 등을 우스꽝스러운 개그 소재로 활용했다. ‘아이코스’와 일반 담배를 함께 피우는 한 출연자는 두 담배 사이에 양다리를 걸치는 사람으로 묘사되기도 했다. 해당 방송에 ‘아이코스’가 아닌 다른 전자 담배는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

나오키 쿠누기타 일본 국립보건의료과학원 박사는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전자 담배 관련 구글 키워드 검색량을 추적 연구한 결과, ‘아메토크’ 특집 방송이 나간 직후 ‘아이코스’의 구글 검색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고 했다.

쿠누키타 박사는 “미디어 효과를 톡톡히 본 ‘아이코스’는 ‘플럼’, ‘글로’ 등 다른 전자 담배와 달리 현재까지도 높은 검색량을 기록하고 있다”며 2016년 이후 포착된 아이코스 사용자 증가 추세를 미디어의 영향을 받은 결과로 해석했다.

실제로 2015년 0.3% 수준이던 ‘아이코스’ 사용자는 2016년 이후 10배 이상 가파르게 증가해 2017년 3.6% 수준을 기록했다. 2017년 ‘플럼 테크’ 사용자가 1.2%, ‘글로’ 사용자가 0.8% 수준인 것과 비교해 현저히 높은 수치다.

쿠누기타 박사는 “일본 현행법상 상업 잡지 등에 담배 제품을 소개하는 것은 금지돼 있다”고 했다. 쿠누기타 박사는 “아마도 방송에는 다른 규정이 적용됐을 것으로 추측된다”며 “해당 방송이 어떻게 전파를 탈 수 있었는지, 담배 회사의 직접 후원이 있었는지 등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고 했다.

쿠누키타 박사는 “‘아메토크’ 전자 담배 에피소드를 포함한 담배 관련 마케팅, 광고는 흡연률 상승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며 담배 광고 규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쿠누키타 박사는 “전자 담배의 위험성이 아직 명확히 드러나지 않은 만큼 일반 담배의 대체재로 전자 담배를 사용하는 것은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맹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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