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 치료하다 암 생길 수도 “부작용도 고려해야”

[사진=sirtravelalot/shutterstock]

병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수술, 약물, 방사선 등 다양한 방법을 사용한다. 부작용이 전혀 없는 완벽한 치료법은 사실상 기대하기 힘들다. 작게는 속 쓰림부터 시작해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다. 병을 고치러 갔다가 더 큰 병을 얻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치료 과정의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서는 의사와 환자의 커뮤니케이션이 매우 중요하다. 긴밀하게 소통해 개인의 특성에 맞는 치료법을 선택해야 한다.

폐경 후 호르몬 치료를 고민하는 중년 여성이 있다. 건강을 위해 당장 시급한 것이 아니라 미용 목적이라면 부작용을 우선 생각해야 한다. 에스트로겐은 여성성을 지켜주는 아주 중요한 호르몬이지만 유관(젖관) 세포의 증식을 촉진하는 효과가 있다. 에스트로겐에 오랫동안 노출되면 유방암 발생의 위험도가 커진다.

유방암 예방 차원에서 여성호르몬 제제의 무분별한 사용은 피해야 한다. 굳이 호르몬 치료를 선택한다면 1년에 한 번 이상 유방암이나 자궁내막암 검사를 받는 것이 안전하다. 이른 초경, 늦은 폐경 등 에스트로겐 호르몬의 자극을 오랫동안 받은 사람도 유방암 검진에 신경 써야 한다.

국립암센터-국가암정보센터에 따르면 갑상선암의 위험인자 가운데 현재까지 가장 잘 입증된 것은 방사선 노출이다. 방사선으로 인한 갑상선암의 95% 이상이 유두암이다. 어릴 적 머리나 목 부위에 방사선 치료를 받은 경우 갑상선암 발생 가능성이 증가한다.

방사선 노출 후 빠르면 4-5년 후부터 암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30년 후까지도 발병 위험도가 높고, 이 후에는 위험도는 줄어들지만 정상인보다는 암에 걸릴 확률이 여전히 크다. 방사선에 노출된 나이가 어릴수록 발병 위험도가 높다.

방사선은 DNA 구조를 파괴하면서 RET/PTC라는 유전자의 이상을 유도해 갑상선암 발생률을 높인다. 과거에는 편도선염, 천식, 여드름 등의 치료에도 방사선을 사용해 갑상선암 유발 위험이 높았다.

방사선에 의한 뇌종양은 대부분이 방사선 치료에 의한 것이다. 매우 드물지만 방사선 노출에 의해 생긴 성인 뇌종양은 과거 소아 백혈병 환자가 치료의 목적으로 방사선에 노출된 경우가 많다. 이처럼 치료 방사선에 의해 생기는 뇌종양은 방사선에 노출된 지 10-15년 후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방사선 치료를 선택할 때는 당장에 발생하는 치료의 이득뿐만 아니라 나중에 생길 수 있는 부작용의 위험도 고려해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에 따르면 암의 원인 중 방사선은 3% 정도를 차지한다.

지난 8월에 나온 ‘영국암저널(British Journal of Cancer)’의 최신 연구에 따르면 영국 공중보건국이 직업적으로 저선량의 방사선에 노출되는 근로자의 암 발생과 사망 위험을 측정한 결과, 방사선 노출량에 따라 암 발생과 사망률이 뚜렷하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방사선이 0.1 그레이(gray)를 넘는 경우 암 발생이 증가하지만, 그 이하의 양에서는 영향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방사선 치료는 환자의 상태에 따라 꼭 필요한 치료법이다. 방사선 치료를 검토한다면 의사와 상담해 부작용 등 다양한 측면을 감안하는 것이 좋다. 현재 투병중인 질환과 방사선 치료의 효율성, 미래의 다른 질환(암) 발병 가능성 등을 검토해 최종 결정을 해야 한다.

    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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