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목사님을 고발해요?” 악질적인 ‘그루밍 성범죄’

[사진=KBS]
최근 인천시 부평구의 한 교회 목사가 10대 학생 신도들을 대상으로 ‘그루밍 성폭죄’를 저질렀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6일 서울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인천 모 교회 ‘그루밍 성범죄’ 피해자들이 직접 피해 사실을 밝혔다. 참석한 4명의 피해자는 “수년간 지속적으로 당했다”고 밝혔다. 피해자들이 대부분 미성년자였고,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신뢰할 수밖에 없도록 길들여졌다고 덧붙였다.

그루밍(grooming, 길들이기) 성범죄는 이처럼 ‘사랑’, ‘신뢰’ 등의 단어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일종의 ‘가스라이팅(Gas-lighting)’이다.

가스라이팅은 정신적 학대의 한 형태로 타인의 심리나 상황을 교묘하게 조작해 그 사람이 스스로 의심하고, 판단력을 잃게 만들어 자신의 지배력을 강화하는 것이다. “네가 잘못 기억하는 것이다”, “우린 사랑하는 사이다” 등의 말과 행동으로 피해자 스스로 현실감과 판단력을 잃게 만들고 가해자의 생각에 동조하게 한다.

그루밍 성범죄 가해자는 취약한 점이 있는 피해자와 고민 등을 나누며 친분을 쌓는다. 경계심을 낮추고 신뢰를 얻으며 상대가 스스로 관계를 허락하도록 만드는 것. 피해자가 심리적으로 자신에게 의존하고 있다는 점을 이용해 성적으로 학대하거나 착취하는 것이 바로 그루밍 성폭력이다.

이번 기자 회견에서도 피해자들은 “(김 목사가) 스승과 제자를 뛰어넘는 사이니 괜찮다며 미성년인 저희를 길들였고, 사랑한다거나 결혼하자고 했다”며 “거부할 때마다 나를 사랑하고 그런 감정도 처음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피해자 중에는 중학교 3학년 때부터 김 목사와 연인 관계인 줄 알고 여러 차례 성관계를 맺은 피해자도 있고, 고등학교 2학년 때 해당 목사와 성관계를 맺은 피해자도 있다고 알려졌다.

그루밍 성범죄가 악질적인 것은, 피해자가 가해자에게 심리적으로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성범죄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고, 문제를 제기하는 것도 어려워하는 경향이 있다. 이번 피해자 또한 “오랫동안 존경한 목사님이어서 처음부터 문제를 제기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현재 피해자들은 김 목사에게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할 것, 영구적으로 목사직을 내려놓을 것 등을 요구하고 있다.

    연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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