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번의 각막이식 실패, 인공각막으로 빛 봤다

[사진=air009/shutterstock]
각막 이식에 실패해 재수술 성공률이 낮은 환자에게 인공각막 이식이라는 희망이 보인다.

30일 삼성서울병원에 따르면 최근 삼성서울병원 안과 정태영 교수팀이 인공각막 이식수술을 도입했다.

각막은 안구 앞쪽 표면의 투명하고 혈관이 없는 조직으로, 흔히 검은자위라고 일컫는 부분이다. 각막은 눈을 외부로부터 보호할 뿐만 아니라 빛을 통과, 굴절시켜 볼 수 있게 해 준다. 각막 조직이 손상되거나 상처가 나면 시력 저하를 일으킬 수 있다. 하지만 각막 이식에 필요한 기증자의 각막의 공급량은 전 세계적으로 부족한 상태다. 이 때문에 올해 영국 연구팀이 3D 프린팅 기술로 제작하는 데 성공해 화제가 되는 등 인공각막이 주목을 받고 있다.

인공각막은 실제 각막 대신 같은 효과를 내도록 유리나 플라스틱 등 투명한 재질의 소재를 얇게 깎아 만든 것을 말한다. 콘택트렌즈의 형태와 비슷하다. 인공각막 이식술은 환자 눈에 고정시키기 위해 인공각막과 기증자에게 받은 각막 주변부를 결합하는 방식으로 수술이 이루어진다.

일반적으로 각막 이식이 실패하면 그 후의 수술도 예후가 좋지 않다. 수술이 거듭될수록 실패할 가능성도 커진다. 각막이식 수술 후 실패한 환자에게 전층각막이식을 다시 시행했을 때 5년을 버티는 경우가 47% 정도다. 하지만 인공각막은 5년 각막 생존율도 75%로 이보다 훨씬 높을 뿐 만이 아니라 각막 이식에 여러 번 실패한 환자에게 효과가 있다.

최근 인공각막을 이식받은 70대 A씨 또한 재수술 성공사례다. 지금까지 세 차례에 걸쳐 왼쪽 눈의 각막을 이식받았지만 세 차례 모두 실패했다. 코 앞의 손가락을 세기 어려울 만큼 시력이 좋지 않았던 A씨는 이식 후 면역억제 치료 등 각막을 살려보려 애썼지만 소용없었다. 하지만 최근 인공각막을 이식받고 시력이 0.4까지 회복됐다.

정태영 교수팀은 각막을 이식을 받고도 여러 번 재수술을 받아야 하는 환자나 일반적인 각막 이식술 시행 시 각막 생존율이 현저하게 낮을 것으로 예상되는 환자를 대상으로 인공각막 이식수술을 시행 중이다.

정태영 교수는 “아직 국내 정식 수입 절차가 없어 널리 확산되기는 어렵다”며 “하지만 각막이식에 여러 차례에 실패해 좌절한 환자들에게는 마지막 기회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정 교수팀은 환자들이 시력 회복이라는 희망을 이어갈 수 있도록 관련 연구에 매진할 예정이다.

    연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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