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흡연, 임신…혈전 위험 높인다

[사진=Anton Nalivayko/shutterstock]
작은 상처로 피가 날 때 큰 걱정을 하지 않는 이유는 피의 ‘굳는 성질’ 때문이다. 그런데 이 같은 성질이 때로는 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요인이 된다.

피가 나면 혈액세포가 서로 뭉쳐 굳은 핏덩이를 만드는데, 이를 ‘혈전’이라 한다. 덕분에 몸 밖으로 피가 더 이상 빠져나가지 않는다.

그런데 몸 안에 혈전이 생겨 혈관을 막으면 상황은 달라진다. 생명을 위협하는 상황에 이를 수도 있다. 혈전이 뇌혈관을 막으면 뇌졸중, 심장으로 흐르는 혈류를 막으면 심장마비를 일으킨다. 또 다리에 형성된 혈전은 심부정맥 혈전증을 일으킨다. 비행기에 장시간 앉아있을 때 잘 생겨 ‘이코노미 클래스 증후군’이라고도 한다.

심부정맥 혈전증은 폐색전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 다리에 있던 혈전이 몸속을 떠돌다 폐로 이동해 생기는 질환이다. 자동차 추돌사고로 사망할 확률보다 심부정맥 혈전증이나 폐색전으로 사망할 확률이 높을 만큼 크게 드물지 않다.

혈전은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지만 특히 생기기 쉬운 유형의 사람들이 있으니 이런 사람들은 더욱 주의토록 하자.

◆ 몸무게가 많이 나가는 사람= 과체중이나 비만인 사람, 즉 건강한 체중과 거리가 있는 사람일수록 혈전이 생길 확률이 높다. 몸무게가 많이 나가는 사람은 움직이기 귀찮아하거나 움직임 자체에 어려움을 느끼기 때문에 앉아있는 시간이 길다. 혈전은 장시간 앉아있을 때 잘 생기는 성질이 있어 자주 움직이지 않는다면 혈전의 위험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

◆ 담배 태우는 사람= 담배는 백해무익하다. 폐 건강에만 나쁜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다. 혈관 건강에도 해롭다. 혈전 위험을 높이기 때문이다. 흡연은 혈관 내벽에 손상을 입혀 피가 끈끈하게 뭉치도록 만든다. 이는 심장질환이나 말초동맥질환이 생기는 원인이 된다.

◆ 아기를 가진 여성= 임신을 한 여성의 몸은 혈액 응고 과정이 임신 전보다 복잡해진다. 에스트로겐과 같은 호르몬이 혈류를 많이 떠다니기 때문이다. 뱃속 태아가 커질수록 복부에 있는 혈관이 눌려 더욱 좁아지기 때문에 혈전이 생기기 쉬운 환경이 형성된다.

◆ 피임약 먹는 사람= 피임약은 혈전이 생길 위험을 높인다. 경구용 피임약을 먹고 있거나 호르몬 치환요법을 받은 사람이 다리가 붓거나 호흡이 가빠지고 가슴 통증이 생기는 등의 증상을 보이기 시작했다면 혈전이 생기고 있다는 적신호일 수 있다.

◆ 염증이 있는 사람= 감염증을 비롯한 일부 질환은 비정상적인 혈액 응고 현상을 일으킨다. 일부 암 환자는 이로 인해 심부정맥 혈전증이나 폐색전이 생길 수 있다. 암이 생기기 전 경고 신호로 혈전이 생기기도 한다. 당뇨, 크론병, HIV, 대장염 등도 혈전과 연관이 있는 질환들이다.

◆ 앉아있는 시간이 긴 사람= 택시나 버스를 모는 운전사, 컴퓨터 앞에 앉아있는 직장인처럼 하루 4시간 이상 매일 앉아있는 직업군에 속한 사람들은 혈전이 생길 위험이 높다. 비행기 좌석처럼 움직이기 비좁은 공간에 오래 있을 때도 마찬가지다. 수분이 부족하면 위험률이 더욱 올라가므로 항상 물을 충분히 마시도록 한다.

◆ 가족력이나 병력이 있는 사람= 가족 중 혈전으로 고생한 사람이 있다면 본인 역시 혈전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 혈전도 가족력의 영향을 받는다는 것. 본인에게 혈전 관련 병력이 있을 때도 마찬가지다. 심부정맥 혈전증이나 폐색전이 있는 사람 중 3분의1은 10년 이내에 재발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문세영 기자

    저작권ⓒ 건강을 위한 정직한 지식. 코메디닷컴 kormedi.com / 무단전재-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

    댓글 0
    댓글 쓰기

    함께 볼 만한 콘텐츠

    관련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