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 건드리는 수술 받고도, 임신-출산 성공

[사진=Syda Productions/shutterstock]

 

희귀 자궁근종인 혈관평활근종 환자가 로봇수술로 치료 후, 정상적인 임신과 출산을 마쳤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서울성모병원 김미란 ·의정부성모병원 김현경 교수팀이 30대 여성 환자의 혈관평활근종을 로봇수술로 제거하였다. 세계 최초의 기록이다.

그 주인공은 36세 김 모씨다. 김 모씨는 2011년 첫째아기 출산 후 두 번째 임신을 희망하고 있었다. 자궁 내 나팔관도 건강하고 다른 이상이 없었음에도 임신이 힘들던 중 2년전 3.5센티미터 크기의 변성된 근종인 ‘혈관평활근종’이라는 진단을 받고 정기적 진료로 관찰하고 있었다. 지난해 하복부 통증을 느껴 초음파 검사를 한 결과, 근종이 4.5센티미터 크기로 커졌있었다.

환자가 통증을 심하게 느끼고, 근종의 크기도 커져 수술 치료가 결정되었다. 향후 임신을 희망했기 때문에 자궁손상을 최소화 하면서 근종을 정확히 제거하고 자궁을 재건해 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로봇수술을 계획했다. 김 모씨는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자연 임신으로 올해 5월 건강한 둘째아이를 정산분만 하였다.

자궁근종은 여성에서 발생하는 종양들 중 가장 흔한 종양으로, 가임기 여성의 약 25~35%에서 발견된다. 자궁근종이 생기면 주로 월경량이 많아지거나 기간이 길어지는 월경과다가 나타난다. 비정상 자궁출혈, 골반 통증, 월경통,성교통, 골반 압박감, 빈뇨, 불임 및 생식기능이상 등도 나타날 수 있다.

그중에서도 혈관평활근종은 혈관 내 주로 내장의 벽을 구성하는 근육인 평활근에 생기는 근종으로 세계적으로 드물다. 영상검사로 진단이 어렵고, 종양이 혈관으로 뭉친 덩어리라 안전하게 떼어내기가 다른 종양에 비해 까다롭다. 현재까지 자궁에 혈관평활근종이 발생하여 국제학술지에 보고된 사례가 총 18건 뿐이다.

자궁근종은 난임의 원인 중 하나이며 정상적인 임신을 위해서는 근종을 제거할 때 정상 자궁손상을 최소화하고, 남아있는 자궁을 매우 정교하게 재건해야 한다. 정교한 기술이 필요해 최근 로봇수술이 확산되는 추세다. 기존은 개복 혹은 복강경 수술로 치료했지만 임신출산 사례는 없었다. 이번 로봇수술을 통해 환자가 임신출산에 이르게 한 것은 임상적으로 의미가 큰 성과이다. 또 개복 수술보다 출혈과 수술 후 통증도 적어 회복도 빠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성모병원 산부인과 김미란 교수는 “자궁근종은 모든 여성이 걸릴 수 있는 여성질환이기 때문에 미혼여성에게도 얼마든지 생길 수 있는데, 단순히 아랫배가 나왔다거나 살이 쪘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아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며 미혼여성이라도 정기 검진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임신을 해야 하니 자궁을 건드리는 수술은 무조건 안 된다고 생각하고 계속 경과만 관찰하는 경우도 있는데, 오히려 임신을 해야 하는 소중한 자궁이니 검진을 받고, 적절한 시기에 치료를 잘 받는 것이 안전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대한산부인과학회지는 영문판(Obstetrics & Gynecology Science) 5월호에 게재됐다.

    연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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