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이 우울증을 진단하는 법

우울증을 진단하는 인공지능(AI)이 개발됐다.

기존에 정신과 의사들은 우울증을 진단하려면 환자에게 특정한 질문을 던져야 했다. 예컨대 정신 질환을 앓은 적이 있는지, 생활습관은 어떻고, 지금 기분은 어떤지를 물으며 환자의 반응을 살폈다.

그러나 최근 미국 매사추세츠 공과 대학교(MIT) 연구진이 개발한 기계 학습 모델은 우울증과 관련한 질문을 던지지 않고도 환자가 평소 대화에서 사용하는 단어와 억양만으로 우울증을 진단한다.

연구진은 이 모델을 정신 질환을 겪는 환자의 인터뷰 142건을 토대로 학습하고 시험했다. 그 결과 우울증을 집어내는 적중률은 77% 안팎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정신과 의사들이 환자를 볼 때 이 모델을 보조적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우울증을 조기 진단 도구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예컨대 스마트폰 앱에 이 모델을 적용한다면 사용자의 평상시 문자 메시지나 통화 목소리를 살피다가 우울증 조짐이 있을 때 알림을 띄울 수 있다.

투카 알하나이 연구원은 “환자에게 던지는 질문이나 그에 대한 대답을 미리 유형화하지 않고도 우울증 진단이 가능하다는 게 이번 모델의 장점”이라며 “패턴화한 우울증의 조짐을 학습하여 새로운 환자가 왔을 때 어떠한 추가 정보도 없이 진단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우울증을 앓은 적이 있나요?”라는 질문은 필요하지 않다.

이번 연구에서 흥미로운 대목은 인공지능 모델이 문자와 목소리 데이터를 접하는 방식이다. 모델은 문자 정보에 더 빠르게 반응했다. 예컨대 우울증 여부를 판단하는데 음성이 30개의 문장이 필요했다면, 문자는 7개면 충분했다. 알하나이 연구원은 “일상 대화에서 우울증 조짐은 문자를 주고받을 때 더 빠르게 나타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앞으로 이번 모델을 치매 등 인지 장애를 진단할 수 있는지 시험할 계획이다.

[사진=metamorworks/shutterstock]

    이용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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