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의외의 식품들

난임(불임)의 원인 중 남성측 요인이 30-40%를 차지할 정도로 ‘남성 건강’이 위협받고 있는 가운데 정자에 큰 영향을 미치는 식품을 분류한 논문이 주목을 받고 있다. 남성 생식기능, 난임이 특정 식품이나 건강식사와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장남수 이화여대 식품영양학과 명예교수는 대한영영사협회지 ‘국민영양’ 7-8월호(2018년)에서 “우리나라의 불임환자 수가 연평균 4.2%씩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남성 불임환자의 연평균 증가율은 11.8%로 여성(2.5%)보다 5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나 남성 불임 문제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장남수 교수는 “남성의 정자는 3개월여 동안에 걸친 비교적 장기간의 건강영양 상태에 영향을 받아서 생성되고 수정력을 갖게 된다”면서 “정자 생성과 정자의 질이 식습관과 영양 상태에 따라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고 했다.

정자 수나 정자 운동성 등에 문제가 있는 우리나라 남성 가운데 대사증후군과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인자를 갖고 있는 사람의 비율이 훨씬 높다는 최근 보고도 소개했다. 우리나라 남성의 불임률 증가 추세는 국민영양조사에서 드러난 고열량, 고지방, 고포화지방, 고트랜스지방, 고나트륨 섭취, 채소 및 과일 섭취 부족 등으로 인한 비만율 증가와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다.

남성 비만과 고지방, 고열량 식사는 정자의 분자구조를 변형시켜 정자 생성과 생식 기능에 장애를 일으키고 태아 및 후손의 건강에도 해를 끼친다는 동물 및 인체 연구결과가 있다.

장 교수는 논문에서 “불임 남성의 경우 그렇지 않은 남성에 비해 식사를 불규칙하게 하거나 항산화 영양소와 미량영양소의 부족 문제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항산화 영양소와 항산화 활성을 지닌 식물 화학물질 섭취가 부족하면 반응성 산소종이 과도하게 발생하고 이에 따라 정자 DNA 산화물(8-OH deoxyguanosine)이 증가하고, DNA 단편과 돌연변이가 늘어나게 된다”고 했다.

콩이 함유된 음식을 많이 섭취할 경우 정자의 질이 감소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소개했다. 콩을 꾸준히 규칙적으로 섭취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정자수가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비만한 남성에게 가장 뚜렷하게 나타났다.

이는 콩류 섭취가 에스트로겐 유사물질인 이소플라본의 농도를 높여서 생식 기능에 좋지 않은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인다. 이 식물 에스트로겐이 남성의 몸 안에서 여성호르몬의 역할을 하면서 정자 생산 체계를 방해해 정자 수와 운동성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반면에 생선과 저지방 유제품을 자주 먹으면 정자의 질 향상 및 양 증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채소, 과일이 풍부하고 육류, 지방, 가공식품이 적은 식사를 하는 남성은 정자의 운동성이 더 높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생선과 해산물, 닭고기 등 가금류, 곡류, 채소-과일류, 저지방 유제품류 섭취는 정자의 질을 향상시키는 반면 가공육, 콩 제품, 감자, 치즈, 알코올, 가당 음료, 사탕류는 정자의 질을 저하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남수 교수는 “불임을 예방하거나 극복하기 위해서는 여성은 물론 남성도 건강한 식습관이 필요하다”면서 “남성 불임(난임)을 예방하거나 관리하려면 올바른 영양 섭취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사진=Yurchanka Siarhei/shutterstock]

    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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