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가 불편하다면? ‘호혜 불안장애’ 탓 (연구)

누군가 자신에게 친절을 베풀거나 선물을 했을 때 감사 인사를 하는 데서 그치지 못하고 안절부절 불편해하는 사람들이 있다. 최근 연구에 의하면 이는 ‘호혜 불안증’으로 볼 수 있다.

다른 사람의 호의 혹은 공짜 선물을 즐거운 마음으로 받지 못하고 거북한 기분을 느끼거나 자신도 보답을 해야 한다는 중압감에 시달린다는 것이다.

중국 저장대학교 연구팀이 최근 이런 현상을 호혜 불안증(reciprocation anxiety)으로 분류했다. 사회 불안장애의 일종이다.

과도한 친절이나 이유 없는 무료 혜택은 누구에게나 불편을 안길 수 있다. 하지만 유독 이런 불편을 크게 느끼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

연구팀은 실험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이런 불안장애가 있는지 평가할 수 있는 검사를 진행했다. “갚아야 할 빚이 생기지 않도록 꼭 필요한 상황이 아니면 도움을 요청하지 않는다”거나 “나는 내가 내가 재빨리 갚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면 호의를 받아들이지 않는다”거나 “나는 누군가의 도움을 받았을 때 이를 어떻게 보답해야 할지 걱정된다”는 등 총 11개 문장에 동의하는지의 여부로 평가했다.

해당 질문들은 다른 사람의 친절, 도움, 칭찬을 얼마나 회피하고 싶은지, 이런 호의를 받았을 때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 갚아야 한다는 압박감이 얼마나 큰지, 보답하지 못했을 때의 주변 시선을 얼마나 의식하는지 등을 평가하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평가 조사가 끝난 다음 실험참가자들은 상점이나 레스토랑에 간 가상의 상황에 대응했다. 상점 점원이 물건값을 20% 깎아주는 할인권을 제공하거나 웨이터가 디저트 할인 쿠폰을 제공하는 상황이다. 실험 결과, 앞선 평가에서 호혜 불안장애 지수가 높은 것으로 나타난 실험참가자들은 물건을 사거나 디저트를 주문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컸다.

레스토랑에서 무료 음료와 스낵을 제공하는 상황을 상상하도록 한 두 번째 실험에서도 불안 지수가 높은 실험참가자들은 레스토랑에 대한 만족도가 낮았고, 해당 레스토랑을 다시 방문할 의사가 많지 않음을 표현했다.

호혜 불안증이 있는 사람에게는 친절이 오히려 부작용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누군가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혹은 손님에게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베푸는 친절이 모든 사람에게 긍정적인 기능을 하지는 못한다는 것이다. 대인관계는 물론 비즈니스에서도 상대방이 불편을 덜 느낄 만한 적정선의 호의를 찾는 전략이 필요하단 설명이다.

이런 내용(Reciprocity anxiety: Individual differences in feeling discomfort in reciprocity situations)은 경제심리학저널 온라인판에 5월 29일 소개됐다.

[사진=gettyimagesbank.com/@GeorgeRudy]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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