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암 환자의 후회, “피가 나면 즉시 검사해야”

“건강 검진도 미룬 채 일에만 몰두하다가, 변에 피가 섞여 나오는 증상이 생겨서 치질로 생각했다. 많은 대장암 환자들이 혈변을 치질로 착각하는데 선홍색이든, 검 붉은색이든 일단 피가 나면 검사를 즉시 받는 것이 중요하다. 의심이 생기면 즉시 검사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는 것을 수술 후에야 알았다.”(48세 남성, 대장암 환자)

“평소 별 다른 증상이 없었기 때문에 암 판정을 정말 믿기 힘들었다. 그것도 인공항문(장루)을 달지도 모르는 직장암이라니! 육식도 즐겨 하지 않고 흡연이나 음주는 더더욱 하지 않았다. 텃밭에서 가꾼 채소로 식단을 꾸미고 있었기에 암 통보는 청천벽력 같은 소리였다. (52세 여성, 직장암 환자)”

암 환자들의 투병 얘기는 건강한 사람에게 큰 울림을 준다. 그들의 진솔한 말속에는 체험에서 우러나오는 암 치료와 예방법이 담겨 있다. 48세 대장암(남) 환자는 최종 진단이 나올 때까지 시간을 허비한 것을 후회했다.

그는 회사 건강검진의 대장내시경 검사도 미룬 채 일에만 몰두했다. 변에 피가 섞여 나오는 등 배변 습관의 변화를 치질로 오해해 정밀검사를 차일피일 미루기도 했다. 그는 몸에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검사를 받으라고 강조했다. 그는 다행히 수술 경과가 좋아 5년 생존을 눈앞에 두고 있다.

52세 직장암 환자(여)는 암 진단 당시의 충격을 지금도 잊을 수 없다. 정말 마른 하늘의 날벼락이었다. 증상이 없었고 몸에 나쁜 음식을 멀리하는 등 나름대로 절제 있는 생활을 해왔기 때문이다. 대장암(직장암) 환자의 5-10%는 유전성 암에 해당하기 때문에 건강검진도 정기적으로 해야 한다. 그도 수술 경과가 좋아 인공항문 없이 정상적으로 배변을 하고 있다.

암 환자는 스트레스 관리도 매우 중요하다. 자신의 감정 상태에 대해 의사나 간호사 또는 속마음을 털어 놓을 수 있는 친지와 얘기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가족에게는 자신의 생각을 강요하지 말고 서로 편안하게 대화하도록 노력한다. 병원이나 인터넷의 암환자 모임 등에 참여해 관련 정보를 얻는 것도 좋다. 우울이나 불안감을 줄이기 위해 의사의 처방에 따라 약도 복용할 수 있다.

대장암(직장암)은 위암과 함께 암 발생 1,2위(국내)를 다투고 있다. 대장은 항문에 가까운 곳을 직장, 그 윗부분을 결장이라고 부른다. 대장암은 이 직장과 결장에 생기는 암이다. 흔히 완치의 기준의 삼는 5년 상대 생존율이 76.3%로, 10명 중 8명에 육박하는 환자가 5년 이상 생존하고 있다. 일찍만 발견하면 큰 어려움 없이 암을 치료할 수 있다.

환자들은 “일에 쫓기다보니, 몸을 돌 볼 시간이 없었다”며 후회한다. 인터넷 건강정보의 영향으로 암에 대한 정보가 넘치고 있지만, 아직도 주요 암의 증상에 대해 모르고 있는 사람이 많다. 대장암의 대표적인 증상인 혈변도 치질로 생각할 게 아니라 곧바로 병원을 찾아 상담해야 한다.

초기 대장암은 아무런 증상이 나타나지 않으나 이미 몸속에서는 장 출혈로 인해 혈액이 손실되어 빈혈이 생길 수 있다. 암이 진행되면 배가 아프거나 설사 또는 변비가 생기는 등 배변습관의 변화가 나타난다.

항문에서 피가 나오는 경우 밝은 선홍색 또는 검은 색으로 나타날 수 있다. 대장암의 가장 주의해야 할 증상이 바로 이 같은 배변 습관의 변화, 혈변, 빈혈이다. 특히 40세 이상에서 이런 변화가 있을 때에는 철저히 검사를 할 필요가 있다.

대장암 예방법은 잘 알려져 있다. 고열량-고지방 식품, 붉은 고기를 절제하고 채소, 과일 등 섬유소가 풍부한 음식을 자주 먹는 게 좋다. 대장의 내용물을 희석시키고 유해 물질이 장을 통과하는 시간을 줄여줘 대장 건강에 좋다.

하루 종일 앉아 있는 직장인의 경우 몸을 자주 움직여야 한다. 계단을 오르내리고 가까운 거리는 걷는 것이 모든 암의 예방에 도움이 된다. 과음은 특히 남자의 직장암 위험을 높이기 때문에 절주하고, 대장 선종과 직장암의 위험도를 높이는 담배는 끊어야 한다.

직장 일을 우선시 하다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증상이 없는 저위험군인 경우, 45세 이후부터 5-10년마다 대장 내시경 검사를 받는 것이 권장된다. 궤양성 대장염, 크론병, 포이츠-예거 증후군, 가족성 선종성 용종증 등이 있으면 고위험군에 속하기 때문에 전문의와 상담 후 검사 방법과 검사 간격을 결정해야 한다.

박지원 서울대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는 “대장암 환자의 경우 알게 모르게 민간요법이라든지 아니면 나름대로 약을 구해다 먹는 사람들이 있는데, 의사들하고 상의를 하는 것이 좋다”면서 “의사가 치료를 잘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환자들이 의료진과 함께 하겠다는 적극적인 의지가 중요하다”고 했다.

[사진=Magic mine/shutterstock]

    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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