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때문에 물 많이 마신다?

폭염이 이어지면서 물을 자주 마시고 소변을 많이 보는 사람이 있다. 언뜻 보면 당연해 보이지만, 이런 습관에는 숨겨진 질병이 있을 수 있다. 바로 당뇨병이다. 최근 10명 중 3명이 당뇨병과 연관된 ‘당뇨 대란’ 시대를 맞고 있지만, 자신이 환자인줄 모르는 사람이 30%나 된다. 이들은 당뇨병을 방치해 증상이 크게 악화될 수 있다. 당뇨병의 증상과 위험성에 대해 살펴보자.

1. 물 많이 마시면, 이미 진행된 당뇨병

당뇨병은 흔히 물을 자주 마시고, 음식을 많이 먹고, 소변량이 많아지는 3대 증상으로 표현된다. 하지만 이런 증세는 당뇨병이 상당히 진행된 경우에 나타난다. 대부분의 당뇨병 환자는 증상을 못 느낀다. 몸이 멀쩡하니 당연히 당뇨병을 앓고 있는 것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

당뇨병을 방치하면 실명이나 발가락 절단으로 이어지는 합병증이 슬그머니 찾아든다. 증상을 느낄 정도면 합병증이 상당히 진행된 것이다. 이때는 건강을 회복하기에는 이미 한계에 이른 경우가 많다. 증세가 없어도 당뇨병은 반드시 치료해야 하는 이유다.

2. 왜 목이 마르고 소변의 양이 많을까

우리 몸에서 혈당이 높아지면 소변으로 당이 빠져나간다. 당뇨병이란 병명도 여기서 비롯됐다. 혈액 속의 포도당 농도를 혈당이라고 한다. 당뇨가 있으면 소변을 자주 보고 양도 많아지는 이유는 포도당이 소변으로 빠져 나갈 때 많은 양의 물을 끌고 나가기 때문이다.

당연히 몸 안의 수분이 모자라 갈증이 심해지고 물을 많이 마실 수밖에 없다. 이 때 섭취한 음식물도 에너지로 이용되지 못한 채 소변과 함께 빠져나간다. 당뇨병에 걸리면 배가 자주 고프고 음식을 많이 먹게 되는 이유다.

3. 치명적인 당뇨병 합병증

당뇨병이 위험한 만성질환으로 꼽히는 이유는 합병증 때문이다. 혈당이 높은 상태에서 치료를 받지 않아 고혈당 상태가 지속되면 여러 가지 합병증이 발생한다. 당뇨병이 우리 몸의 각 기관을 야금야금 손상시키는 것이다. 특히, 망막, 신장, 신경 등의 혈관을 망가뜨리는 미세혈관 합병증은 동맥경화, 심혈관, 뇌혈관질환으로 발전한다. 실명, 신장 투석 등을 유발하고 사망률도 높아진다.

이문규 삼성서울병원(내분비대사내과) 교수는 “직장생활하면서 당뇨환자라고 제대로 얘기를 못해 식단 조절은 물론 회식 때 술도 많이 마신 환자가 있었다”면서 “철저한 혈당 관리는 합병증 예방을 위해 아주 중요하다. 어머님의 도움으로 약도 잘 챙겨먹고 음식도 가려먹은 후 증상이 좋아졌다”고 했다.


4. 고열량-고지방 섭취, 운동 부족 등이 원인

당뇨병은 제1형과 제2형으로 구분한다. 제1형 당뇨병은 이전에 ‘소아 당뇨병’으로 불렸는데, 인슐린을 전혀 생산하지 못해 생기는 질환이다. 제2형 당뇨병은 혈당을 낮추는 인슐린 기능이 떨어져 세포가 포도당을 효과적으로 연소하지 못해 발생한다.

제2형 당뇨는 고열량-고지방-고단백 식단, 운동 부족, 스트레스 등 환경적인 요인이 크게 작용한다. 췌장 수술, 감염, 약제에 의해서도 생길 수 있다. 갑자기 당뇨병이 생기거나 악회되면 췌장암일 수도 있기 때문에 정밀 진단을 받는 게 좋다.

5. 당뇨병은 완치할 수 있을까?

당뇨병은 안타깝게도 아직 완치시킬 방법이 없다. 다만 처음 진단 당시 혈당이 높아서 인슐린을 쓴 경우, 혈당이 급격히 좋아지면서 당분간 약을 쓰지 않아도 혈당이 잘 조절되는 사례도 있다.

조영민 서울대학교병원 교수(내분비내과)는 “비만한 제2형 당뇨병 환자는 체중을 10킬로그램 이상 뺄 경우 약 없이도 조절되는 경우가 있다”면서 “이와 유사한 사례로 비만한 제2형 당뇨병 환자가 위우회수술 등 비만 수술을 하면 혈당이 극적으로 좋아질 수 있다”고 했다.


6. 제2형 당뇨병은 예방할 수 있어

고열량-지방 과다 섭취를 줄여 체중이 감소하면 제2형 당뇨병의 발병을 늦추거나 예방할 수 있다. 아침을 거르는 것도 당뇨병에 좋지 않다. 반찬은 다양한 채소 위주로 콩류, 육류 등 단백질 음식을 포함시키는 것이 좋다.

당뇨병 예방에 또 하나의 필수 사항은 적당한 운동이다. 값비싼 헬스클럽에서 운동하는 게 전부는 아니다. 일상에서 몸을 움직이는 것을 생활화하는 것이 좋다. 출퇴근 시 걷기, 계단 오르기 등만 해도 큰 도움이 된다. 스트레스를 줄이고 긍정적인 마음을 유지하면 당뇨병 뿐 아니라 다른 병의 예방에도 좋다.

[사진=Undrey/shutterstock]

    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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