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대장암 진단하는 ‘분별잠혈검사’ 정확성 ↓

여름철 대장암 진단을 위해 실시하는 분별잠혈검사의 정확도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운 날씨에 영향을 받아 검체 관리에 더욱 주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차재명·곽민섭 교수팀은 국가건강검진에서 대장암 진단을 위해 시행하는 분별잠혈검사가 더운 날씨에 취약하다는 연구 결과를 밝혔다. 연구팀은 국립암센터와 연계해 국립암검진 대장암 검진을 받은 478만8104명의 분변잠혈검사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사계절 중 여름철에 분변잠혈검사 양성률이 가장 낮았고, 분변잠혈검사에서 정상판정을 받았지만 추후 대장내시경을 통해 대장암으로 진단되는 ‘중간암’의 발생이 유의하게 높았다.

대장암이 발생하면 암 표면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한 혈액(잠혈)이 떨어져 나오는데, 이를 찾아내는 검사가 바로 분변잠혈검사다. 분변잠혈검사를 매년 꾸준히 받을 경우 대장암에 의한 사망률을 32%, 2년에 한 번만 받아도 22% 감소시킬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분별잠혈검사는 국가건강검진에 포함되며 값싸고 좋은 대장암 선별검사로 불린다. 이 검사에서 이상이 있으면 대장내시경 확진 검사를 시행하도록 권고한다.

하지만 이번 연구팀이 대변에 섞인 미세 혈액인 잠혈이 무더운 날씨에 노출될 경우 분해되어 검출되지 않을 수 있어 여름에 양성률이 가장 낮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은 것이다. 실제로 더운 날씨에 노출된 대변 검체에서 잠혈이 있지만 검출되지 않아 정상으로 판정(위음성)되는 문제가 여러 실험으로 지적되어 왔다. 최근 유럽에서도 여름철 분변잠혈검사 양성률이 떨어지고, 실제로 잠혈이 있지만 없다고 판정되는 위음성 검체가 증가할 수 있다고 보고되기도 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이번 연구가 최초다.

차재명 교수는 “여름철 분변잠혈검사를 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검체관리에 주의가 필요하다는 의미”라며 “검체는 가능하면 냉장고와 같이 서늘한 곳에 보관하고 즉시 의료기관에 제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anyaivanova/shutterstock]

    연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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